'매각 검토' 팩웨스트 51%↓…'매각 가능성' 웨스턴 얼라이언스 38%↓
로이터 "美 당국, 은행 주가 변동 관련 시장 조작 가능성 조사"
팩웨스트 등 지역은행 주가 폭락…당국, 공매도 투기세력 감시(종합)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팩웨스트 뱅코프(이하 팩웨스트)를 비롯해 미국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4일(현지시간) 줄줄이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이날 팩웨스트 주가는 전날보다 50.62% 하락해 마감했다.

이는 전날 이 회사가 전략적인 선택 방안으로 매각 가능성과 자본금 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벌어진 일이다.

매각 가능성 등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팩웨스트는 성명을 통해 여러 잠재적인 투자자 및 파트너와 여전히 논의 중이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팩웨스트는 지난주 1분기 예금 수신액이 50억달러(약 6조6천300억원) 이상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3월 20일부터 분기 말까지 수신액이 11억달러(약 1조4천600억원) 늘었고, 3월 31일부터 4월 24일까지 추가로 7억달러(약 9천3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로 영업하는 팩웨스트는 약 70개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자산은 약 440억 달러(약 58조5천억 원) 규모다.

팩웨스트 등 지역은행 주가 폭락…당국, 공매도 투기세력 감시(종합)
펙웨스트 외 다른 지역은행들도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가 38.45% 하락했고, 트레이크시티의 자이언즈 뱅코프는 12.05% 내렸다.

특히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는 이날 오전 회사 전체 또는 일부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가 나오면서 한때 62%까지 폭락했다가 회사 측이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전략적인 선택을 위해 자문사를 고용하지도 않았다"며 관련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회사는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매각 및 최근의 업계 뉴스 이후 비정상적인 예금 흐름을 경험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테네시에 기반을 둔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은 TD은행과의 합병 합의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33.16% 떨어졌다.

두 은행은 합병 철회 이유에 대해 TD은행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며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미 지역은행 업계에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지역은행들의 고객 기반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SVB에 이어 파산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최근 연방 규제당국의 개입으로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됐지만, 금리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짚었다.

또 일각에서는 지역은행들의 주가 하락이 각 기업의 펀더멘털과 큰 괴리를 보이며 지나치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루이스트 증권 애널리스트 브랜던 킹은 "최근 지역은행 주식의 매도는 펀더멘털과 분리된 채 과도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SEC는 특히 투자자들과 자본 형성 또는 더 광범위하게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어떤 형태의 위법 행위라도 식별하고 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 및 주(州) 당국이 최근 은행 주가의 큰 변동성 뒤에 있는 '시장 조작'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 소식통은 "이번 주에 우리는 지역은행들의 자본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최근의 주가 변동은 많은 지역은행이 안정적인 예금과 충분한 자본 등 건전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 분석업체 오르텍스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특정 지역은행들의 주가 하락에 대한 베팅으로 3억7천890만달러(약 5천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나중에 더 낮은 가격에 해당 주식을 매수하고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매매 기법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