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격투기 규칙으로 진행…다른 점은 상의 도복 착용
삼보 프로화에 구슬땀…문종금 회장 "색다른 재미 보장"
표도르 에밀리아넨코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이상 러시아) 등 세계 종합 격투기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의 기반 무예인 삼보가 한국에서 프로 스포츠로 격투기 팬을 찾아간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기(國技)인 삼보를 20여년 전 한국에 처음 들여와 뿌리를 내리게 한 문종금(65) 세계프로삼보연맹 회장은 요즘 삼보 프로화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문 회장은 "오랜 시간 삼보를 하다 보니까 프로화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뛰어난 기량의 전 세계에 있는 삼보 챔피언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맹은 국내 종합 격투기 단체인 TOP FC와 업무 협약을 통해 시설과 심판진 활용을 논의 중이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에게 출전 의향을 확인하고 있다.

대회는 종합 격투기 규칙으로 진행하며, 삼보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을 수련한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대신 일반적인 종합 격투기와 차이점이 있다면 복장이다.

하의는 자유롭게 입어도 되지만, 상의를 벗고 경기하는 종합 격투기와 달리 삼보 도복을 착용해야 한다.

문 회장은 이 부분이 프로 삼보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의를 벗으면 땀 때문에 미끄러워서 잡고 넘기는 기술을 거는 게 어렵다.

도복을 착용하고 경기하면 관절 꺾기나 메치기 등 다양한 기술을 역동적으로 펼칠 수 있다.

KO도 훨씬 자주 나올 것이고, 색다른 재미를 보장한다"고 자신했다.

한국에서는 삼보를 수련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보니, 세계 무대를 평정한 선수도 도장을 운영해야 생활이 가능하다.

선수로 기량을 펼칠 무대 자체가 적어 일찍 은퇴하는 경우도 많다.

문 회장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삼보 선수 고석현을 예로 들며 "세계적인 기량을 보유했음에도 삼보만으로 생계를 잇는 게 어렵다는 현실에 항상 마음이 아팠다.

이번에 프로화를 성공시켜 한국이 삼보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갈 곳을 잃은 세계 삼보 챔피언들이 UFC에서 이방인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

표도르나 하빕같이 정상까지 올라간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씩 준비를 마쳐가는 문 회장은 올해 내로 1회 대회를 개최하는 게 목표다.

체급은 총 9개이며, 남자 선수는 5분 3라운드, 여자 선수는 4분 3라운드로 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차질 없이 대회를 준비해서 올해 내로 1회 대회를 열고, 연간 2회씩 개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