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어린이 500여 명 모여 100년 전 선언 낭독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이루자"…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행진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이루자, 이루자!"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편 예인마당에 모인 500여 명의 어린이들은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연신 구호를 외쳤다.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도 어린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두건을 둘러쓴 채 목소리를 높였다.

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기념사업협의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어린이날 101주년·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기념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행사를 개최했다.

100년 전 오늘인 1923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이 '제1회 어린이 선전의 날' 행사에서 발표한 '어린이해방선언' 등을 기념하는 행사다.

1924년 국제연맹 총회의 '제네바 아동 권리 선언'보다도 1년 앞선 이 선언은 윤리적·경제적 압박으로부터 어린이를 해방하고 어린이의 완전한 인격적 대우, 배우고 놀 권리 등을 주창한 선구적 선언으로 평가된다.

이날 이주영 어린이해방선언100주년 기념사업협회 회장과 함께 연단에 오른 김광민(10) 군과 김서아(12) 양은 방정환 선생이 발표한 어린이해방선언 중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 동무들에게'를 낭독하며 100년 전의 어린이날 행사를 재현했다.

이어 행진을 시작한 어린이들은 '공부를 줄여주세요', '어린이들을 존중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방정환 생가터를 지나 광화문광장을 통과해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까지 이동했다.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이루자"…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행진
행진을 마친 뒤에는 '어린이의 다짐과 어른의 약속'도 낭독 시간도 있었다.

23명의 어린이 대표가 각자의 다짐을 밝혔고, 도종환 의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11명의 각계 인사가 약속을 내놓았다.

한 어린이는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바둑대회에서 상을 타겠다"는 다짐했고, 조희연 교육감은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며 밝게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소율(10·서울 강서구) 양은 "신나는 음악이 좋았고 공룡 인형이랑 논 게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학부모 김효미(39) 씨는 "더운 날씨인데도 아이들이 재밌게 즐겨서 보기 좋았다"며 "아이들에게는 경쟁 없는 사회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행진과 어린이해방선언 낭독 외에 16개 단체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거리 공연을 펼치고, 전통놀이 체험 등의 이벤트도 마련했다.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인 올해는 다양한 기념 행사들이 마련된다.

11월에는 세계 아동문학 관계자와 인권 운동가 등이 참여해 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해방 사상을 조명하는 '제1회 세계방정환학술대회'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이루자"…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행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