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최근 네쌍둥이가 태어나는 경사가 났지만, 다태아(쌍둥이 이상) 출산 가정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세심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경기 과천시에 따르면 과천시민 A 씨는 인공수정으로 네쌍둥이를 임신해 지난달 16일 아들 한 명, 딸 세 명을 낳았다.
출산 전 A 씨는 한꺼번에 네 명의 귀한 생명이 찾아온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반겼지만, 양육에 대한 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다태아 출산 가정에 건강관리사(산후도우미)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A 씨가 이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의 올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 사업'은 쌍둥이 가정은 1명, 세쌍둥이 이상 가정은 2명의 건강관리사를 지원한다.
문제는 세쌍둥이 이상 모든 다태아 출산 가정에 동일하게 2명의 건강관리사가 배정된다는 것이다.
건강관리사들 입장에서는 A 씨와 같은 네쌍둥이 출산 가정에 배정될 경우 세쌍둥이 출산 가정과 같은 임금을 받고 아기 1명을 더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 때문에 건강관리사들이 A 씨 가정을 맡기를 꺼려 A 씨는 건강관리사들을 구하기까지 한 달가량 걸렸다.
과천시의 다태아 산모들은 그동안 관내 건강관리사 업체를 통해 보통 신청 일주일 안에 건강관리사를 구했지만, A 씨 가정의 경우 관내 업체에서는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과천시와 함께 수소문해 인근 군포지역 업체 소속 건강관리사 2명과 간신히 계약했다.
그마저도 A 씨의 가족 중 한 사람이 건강관리사들과 함께 A 씨 가정에 머무른다는 조건을 제시하고서야 계약이 성사됐다.
과천시 관계자는 "세쌍둥이 이상 다태아가 태어날 확률이 매우 낮아서 이렇게 규정을 정한 것 같은데 반대로 생각하면 네쌍둥이, 다섯쌍둥이가 태어날 때마다 도우미 배정 인력이 늘어나도록 정하면 확률이 낮아서 예산이 많이 들지 않고 해당 가정에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