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 개관식을 마치고 청년창업가, 투자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 개관식을 마치고 청년창업가, 투자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강남 테헤란로에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를 27일 열었다.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등 민간 투자회사가 대거 입주해 스타트업 창업과 육성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한국과학기술회관 1·2층에 자리 잡은 이 센터의 1층은 투자 네트워킹 공간, 2층은 VC 입주 공간으로 구성됐다. 하나벤처스(8260억원), 빅뱅벤처스(209억원), 트라이앵글파트너스(90억원), 와이앤아처(250억원), 홍합밸리(7억6500만원)가 입주를 마쳤다. 서울시의 투자를 담당하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인 임대료를 적용해 투자사들의 추가 입주를 독려하고 있다.

입주한 투자사들은 서울시 등 투자자(LP)의 자금을 받아 서울의 주요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현우 SBA 대표는 “국내 벤처투자 기업 199개 중 133개(67%)가 강남에 모여있고,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의 성장도 이곳에서 주로 이뤄진다”고 강남에 센터를 조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은 “국내에서 유니콘 스타트업이 많이 나왔지만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아직 없다”며 “스케일업센터에서 그런 유니콘 기업을 키워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1조400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하고,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1000억원 규모의 벤처기업 전용 대출상품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금융투자협회와 손잡고 557개 협회 회원사에 스타트업들이 피칭(사업 모델 소개)하는 기회도 정기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돈줄이 마른 지금 같은 때 ‘단비’가 돼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작년 하반기 스타트업 투자금이 전년 대비 50% 줄어드는 등 스타트업에 가혹한 겨울이 시작됐다”며 “민간 투자사가 상주해 직접 기업을 발굴하는 스케일업센터를 통해 1000억원 규모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곳에 입주한 미디어·콘텐츠 분야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앤아처의 신진오 대표는 “스타트업 입주 공간은 많았지만 투자사가 한곳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투자 정보가 한곳에 모이게 되는 만큼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입주 투자사 하나벤처스의 강문수 상무는 “얼어붙은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이 이번 계기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련/이상은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