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미국의 대북 제재를 위반해 6억2900만달러(약 8441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매슈 올슨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차관보는 25일(현지시간) BAT에 벌금을 부과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법무부 역사상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 벌금으로, 제재 위반 시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고 했다.

BAT는 2007~2017년 싱가포르 자회사가 관리하는 제3자 회사를 이용해 북한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속해서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3자 회사는 북한에 담배를 팔아 4억2800만달러(약 5744억원)를 수취했고, 이 자금이 BAT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북한 담배 사업을 공모한 북한 은행가 심현섭(39)과 중국인 친궈밍(60) 한린린(41) 등 3명도 기소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군이 소유한 국영 담배제조회사를 대신해 담뱃잎을 구매했고, 문서를 위조해 미국 은행을 속이는 수법으로 최소 310회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북한 군의 담배제조회사는 약 7억달러(약 9394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