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디지털 프라이빗뱅커(PB)가 투자자와 유선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디지털 부유층 전용 서비스 ‘에스라운지’ 고객들은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 디지털PB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의 디지털 프라이빗뱅커(PB)가 투자자와 유선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디지털 부유층 전용 서비스 ‘에스라운지’ 고객들은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 디지털PB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 제공
“고액 자산가들이 디지털 공간에선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디지털 부유층 특화 서비스 ‘에스라운지’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모바일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증권사와 은행들은 여전히 저가 수수료 경쟁에 몰두하고 있었다. 삼성증권이 온라인 투자 시장에서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운 배경이다.

○애널리스트 ‘리서치톡’ 서비스 인기

삼성증권은 철저하게 디지털 부유층의 성향에 맞춰 에스라운지 서비스를 구성했다. 투자정보 라운지, 세미나 라운지, 컨설팅 라운지 등이 대표 메뉴다. 1대1 투자 상담, 애널리스트의 투자 조언, 세무·부동산 컨설팅 등 고액 자산가들에게 대면 채널로 제공되던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객들에게 가장 널리 인기 있는 메뉴는 투자정보 라운지다. 이용자가 직접 선택한 맞춤 투자정보를 구독 서비스 식으로 제공한다. ‘리서치톡’은 종목명, 해외 국가명, 애널리스트명, 이슈 테마 등을 설정해두면 해당 종목·분야 애널리스트가 주요 이슈에 대해 작성한 메모를 팝업 메시지로 보내준다. 정식 리포트가 아닌 메모 형식이다. 에코프로와 같은 2차전지 관련주가 과열될 때 전문가들의 의견을 신속하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기준 리서치톡 이용자는 서비스 초기인 작년 9월 말에 비해 세 배 증가했다.

삼성증권 리서치 조직이 담당하지 않는 중소형주나 비상장 주식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한다. 외부 기관과 제휴한 ‘리포트플러스’ 서비스를 통해서다. 삼성증권 이용자 중 고액 자산가, 주식 투자고수 등이 선택한 투자 자산을 상위 10순위까지 목록 형태로 보여주는 ‘랭킹 인사이트’도 투자정보 라운지 주요 서비스로 꼽힌다. 단순히 매매량이 많은 종목들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강남에 사는 여성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매수한 종목’, ‘주식투자 금액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종목’ 등 세부 기준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해준다.

세미나 라운지에선 최신 투자 흐름과 정보를 알려주는 웹 세미나를 제공한다. 애널리스트, 세무사, PB, 자산운용사 대표 등 전문가들이 출연해 각종 투자·금융 상품 관련 주요 이슈를 알려준다. 국내 주식시장 이슈 테마부터 퇴직연금 운용법이나 세무, 부동산 관련 내용 등을 두루 다룬다.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들은 궁금한 사안을 질문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은 이런 웹세미나를 월 2~4회 개최하고 있다. 연초 660여명이었던 세미나 회당 평균 신청 인원은 최근 850명으로 늘었다. 금융 투자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거주 디지털 부유층들에게 인기가 높다.

○‘디지털 VIP 자산가’ 전용 서비스도

디지털 부유층 중에서도 자산이나 거래 규모가 큰 디지털 고액자산가를 위해선 별도 ‘VIP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오프라인 고액 자산가 대상 서비스인 SNI의 디지털 버전이다. 디지털PB 조직 산하에 고액자산가만 전담해 상담하는 특화 조직 디지털SNI팀을 운영한다. 이 팀은 비상장주식 상담, 종합 세무·증여 상담 등 고액 자산가 전용 지점 수준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한다. 지점에 직접 가지 않고도 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송정은 삼성증권 디지털SNI팀장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달 앞둔 요즘엔 세무 관련 문의가 많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제대로 알기 힘든 절세 방안에 대한 디지털 부유층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를 초빙해 소규모로 여는 온·오프라인 프라이빗 세미나도 연다. 지난 19일엔 로봇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에스라운지 VIP들에겐 세무·부동산 관련 투자 정보도 이메일로 제공할 계획이다.

○유럽 명품주 매수도 늘려

디지털 부유층이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도 급증세다. 그만큼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이용자들의 지난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케링, 에르메스 등 유럽 ‘명품주’ 매수 금액은 지난달 1년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작년 월평균 매수금액(34억)의 두 배 가까운 65억12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삼성증권은 명품 제조업체가 가장 많은 프랑스 주식에 대해 온라인 매매를 지원한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다. 영국과 독일 증시 거래 서비스도 제공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유럽 명품주 매매 이용자 중 71.2%가 디지털 부유층”이라며 “디지털 부유층들이 백화점 등에서 실제로 명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비 활성화 분위기 등을 포착하고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채권 거래액 3년만에 128배 증가

모바일에서 채권을 대규모로 거래하는 ‘헤비 트레이더’를 겨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모바일 채널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판매한 채권 규모는 1조2899억원에 달한다. 3년 전 101억원과 비교하면 약 128배 불어났다. 같은 기간 채권 매수자 수는 947명에서 2만1722명으로 약 23배 늘었다.

채권 투자 대중화를 위해 온라인 채권 매매시스템을 갖추고 채권 최소 투자금액을 낮춘 게 주효했다. 삼성증권은 2018년부터 국채를 1000원으로 매수할 수 있게 투자 장벽을 낮췄다. 지난해 9월엔 해외채권 모바일 매매 시스템을 열면서 최소 투자 금액을 기존 1만달러(약 1300만원)에서 100달러(약 13만원)으로 바꿨다. 디지털에서도 국공채를 비롯해 미국 국채, 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등에 걸쳐 이자와 만기가 다양한 채권 상품을 제공한다.

지난해 2월엔 미국 주식 전 종목을 국내 낮 시간대에 매매할 수 있는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한국 시간으로 밤 시간대에 미국 주식을 거래해야 하는 ‘서학개미’들의 불편을 해소한 것이다. 서비스 개시 이후 모바일로 해외주식에 신규 투자하는 고객이 매월 3만명씩 늘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