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털린 '한·미 마약조직'…또 조직원 모아 재건 시도

일당 10명 올해 1월 기소…다른 조직원들 재차 필로폰 밀반입

시가 900억원어치 필로폰을 미국에서 밀수입했다가 적발된 마약 조직이 국내에서 신규 조직원을 모아 다시 범행을 시도하다가 검찰에 또 덜미를 잡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김연실 부장검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감시책 A(32)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월 미국에서 공범들이 항공 특송화물로 보낸 필로폰 2.2kg을 2차례 나눠 국내로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필로폰을 대형 사진액자 안쪽에 넣고 청바지와 함께 포장하거나 책 모양의 상자 안에 숨긴 뒤 석고를 발라 국내로 들여오려다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감시책, 필로폰 수령·유통책, 국내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미국에 머무르는 총책 B씨의 지시를 받았다.

A씨는 폭력조직에 가입한 전력이 있으며 나머지 공범들도 마약범죄로 8∼12차례씩 처벌받은 전과가 있었다.

이들은 앞서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미국에서 국내로 몰려 들여와 지난 1월 기소된 일당과 같은 조직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시가 900억원 상당인 필로폰 27.5㎏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10명이 먼저 적발되면서 국내 조직망이 무너지자 다시 신규 조직원을 모아 범행을 시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에서 필로폰 1㎏은 한국 돈으로 200만∼400만원이지만 국내로 갖고 들어오면 소매가로 2억5천만원까지 가격이 뛴다"며 "미국 검찰·마약단속국(DEA)과 함께 미국에 체류 중인 총책 등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A씨 등 5명을 포함해 마약사범 66명을 적발했고 이 가운데 25명을 구소 기소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검거된 마약 밀수 사범 1천392명 가운데 630명(45.3%)이 인천에서 적발됐다.

인천지검이 압수한 필로폰은 2020년 22.9㎏, 2021년 27.7㎏, 지난해 84.6㎏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도 1∼4월 인천지검이 압수한 필로폰은 44.1㎏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압수한 32.1㎏보다 훨씬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마약범죄 확산세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며 "앞으로도 '마약과의 전쟁' 최전선에서 물샐틈없는 방어막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