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대표 "코리아투자서밋 출범…해외자금 대거 유치"
“투자유치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릴 수 있는 가칭 ‘코리아투자서밋’을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려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겠습니다.”

올 1월 인베스트코리아 수장을 맡은 김태형 대표(60·사진)는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유치는 적극적인 홍보에서 시작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베스트코리아는 KOTRA가 1998년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설립한 전문기구다. KOTRA와 별개로 독립 운영되며 9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투자 유치를 강조하면서 인베스트코리아에 힘이 쏠리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코리아투자서밋에 관해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논의를 마쳤다”며 “민관이 함께 참여해 범부처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하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셀렉트USA인베스트먼트, 프랑스 추즈프랑스(Choose France), 영국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등 선진국에도 비슷한 이벤트가 있다”며 “대통령, 국무총리, 주요 장관,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여기에 참여한다”고 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베르사유궁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영국은 왕실 주최 행사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리아투자서밋도 투자유치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부, 지자체 등과 함께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를 발굴 및 구축하고 지한파 외국인을 투자홍보대사로 임명할 예정”이라며 “한국이 강점이 있는 국가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와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투자 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를 차지하는 59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투자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6대 첨단산업에 2026년까지 5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6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혁신 허브로 도약하는 데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KOTRA는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로 계속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해외 투자 유치 분야에선 글로벌 네트워크와 감각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역대 수장 7명 모두 외부 출신이었다.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대표는 미국 딜로이트 이코노미스트, 삼정KPMG 전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지낸 국제 금융통이다.

그는 “27년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컨설팅 업무를 한 경험을 살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 등으로 대표되는 투자 유치 전쟁에서 해외 자금을 최대한 끌어오겠다”고 했다. 이어 “해외로 나간 한국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