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액체 추진체 장점 여전하고, 축적된 기술 노하우도 상당
38노스 "北 고체연료 ICBM 도입, 게임체인저는 아냐" 평가절하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인 것과 관련, 역내 안보 지형을 뒤집을만한 결정적인 기술적 진보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의 새 화성-18형은 고체 추진 기술을 보여주는 주목할만한 성과"라면서도 "(북한의) ICBM 전력에 대한 기여 정도는 확고하지만 점진적인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고체연료 ICBM 추가는 '게임 체인저'가 아니며, 미국에 대한 ICBM 위협을 실질적으로 증대시키지도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한국군은 북한이 지난 13일 오전 7시 23분께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이 미사일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약 1천㎞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이어 북한은 이튿날 이 탄도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화성-18형이라고 밝히며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이라고 내세운 바 있다.

38노스는 북한 매체가 발사한 영상과 사진을 토대로 화성-18형의 길이는 26.95m이고 1단 직경은 2.21m, 2단과 3단 직경은 각각 1.9m라고 추정했다.

38노스 "北 고체연료 ICBM 도입, 게임체인저는 아냐" 평가절하
이는 지난 2월 8일 북한이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고체연료 ICBM(최대직경 2.1m)보다 다소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38노스는 "화성-18형의 모터는 미국의 미니트맨-3, 러시아의 토폴-M(SS-27)보다 위력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체 로켓 모터는 크기, 특히 직경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개발과 생산이 훨씬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38노스는 고체 ICBM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 지난 60년간에 걸쳐 널리 보급된 데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기술적 노하우를 전수 받았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북한의 화성-18형 발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성과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미사일 연료 주입에 시간이 소요되는 액체연료 엔진보다 고체연료 엔진은 훨씬 신속히 발사 가능한 데다, 연료 주입 과정이 불필요한 까닭에 은밀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북한이 지난 2021년 액체연료를 밀폐용기(앰풀)에 담아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액체연료 로켓도 연료주입 절차 없이 발사 준비를 완료할 수 있는 만큼 고체연료 기술 도입에 따른 실질적 차이가 크지는 않을 수 있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실제, 과거 이라크도 1990년대 초반 걸프전 당시 스커드급 액체연료 미사일을 은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따라서 "화성-18형을 '북한이 보유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2차 타격 능력에 가장 근접한 것'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 될 수 있으며, 기존의 이동식 액체연료 ICBM도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고 38노스는 평가했다.

2차 타격 능력은 적의 공격에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38노스는 화성-18형이 단 한 번의 시험 발사만 거치고도 곧바로 실전에 배치될 수 있다면서 향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에 대한 고체연료 기술 개발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화성-18형이 북한 ICBM 전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더라도, 액체연료 미사일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액체 추진체는 무게당 에너지가 더 강하고, 북한은 이미 많은 액체연료 미사일 인프라와 경험을 쌓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38노스 "北 고체연료 ICBM 도입, 게임체인저는 아냐" 평가절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