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연간 극지얼음 손실 30년전의 3배…해수면 상승 가속"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빙상이 녹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연간 사라지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의 양이 30년 전보다 3배 이상 많아졌고 2019년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극지 얼음이 녹은 것으로 분석됐다.

극지얼음 녹는 속도 더 빨라졌다…"2019년 가장 많이 녹아"
영국 노섬브리아대 극지 관측·모델링 센터가 이끄는 국제연구팀 '빙상 질량 균형 상호 비교 연구(IMBIE)는 21일 과학저널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Earth System Science Data)에서 1992~2020년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 빙상을 관측한 50개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남극과 북극의 얼음 녹는 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로 인해 빙상 녹은 물이 전체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비중도 1990년대 초 5%대에서 현재는 25%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의 빙상이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과 함께 전 세계 해안에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얼음 손실은 위성으로 이들 지역의 빙상 부피와 중력, 얼음의 흐름 변화 등을 관측해 측정할 수 있다.

IMBIE는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지원을 받아 극지 빙상에 대한 위성 기록을 수집, 분석하고 있으며, 이들 데이터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등의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극지얼음 녹는 속도 더 빨라졌다…"2019년 가장 많이 녹아"
연구진은 분석 결과 1992년부터 2020년까지 녹아 사라진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상 양이 7조5천600억톤(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한 변의 길이가 20㎞인 정육면체와 맞먹는 양이다.

특히 2019년은 한 해 동안 6천120억t의 얼음이 녹아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빙상이 사라진 해로 기록됐으며, 역사상 극지 얼음이 많이 녹은 해 순위 1위부터 7위까지가 2010년대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9년에는 북극의 여름 폭염으로 인해 그린란드에서 4천440억t의 빙상이 녹았고, 남극 대륙에서도 서남극과 남극반도 빙하가 지속해서 녹아 1천680억t의 얼음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2년부터 2020년까지 녹은 극지 얼음으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21㎜ 상승했으며 이 중 13.5㎜는 그린란드에서 녹은 얼음으로 인한 것이었고 7.4㎜는 남극에서 녹은 얼음으로 인해 상승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극 빙상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극지 얼음 손실이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해수면 상승에서 극지 얼음 녹은 물이 차지한 비중이 5.6%였으나 현재는 25.6%로 높아졌다.

IPCC는 남북극 빙상이 지금 같은 속도로 계속 감소하면 이로 인해 금세기 말까지 전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가 148~272mm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리즈대 이네스 오토사카 박사는 "극지 빙상 녹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히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이며 이것이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빙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은 향후 변화 예측과 전 세계 해안 지역 사회가 직면하게 될 관련 위험에 대한 적응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