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870만명은 필수 예방접종 한 차례도 못 받아"
"2019∼2021년 필수접종 놓친 아프리카 아동 1천270만명"
아프리카에서 2019∼2021년간 주요 감염병을 막아줄 필수 예방접종을 하나라도 놓친 어린이가 1천2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870만 명의 어린이는 단 한 차례의 예방접종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세계 어린이 현황'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필수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이 급증했다며 이같이 밝힌 뒤 "아프리카가 '아동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가장 많은 전 세계 20개국 가운데 절반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로,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서만 각각 220만 명, 110만 명의 어린이가 필수 예방접종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수년간 볼 수 없었던 대규모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유니세프는 분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의료 인력과 자원의 분산을 아동 필수 예방접종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원인으로 꼽았다.

"2019∼2021년 필수접종 놓친 아프리카 아동 1천270만명"
유니세프는 "작년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34개국에서 홍역, 콜레라, 소아마비 등이 발병했다"며 아프리카 대륙이 '아동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콜레라 발병으로 1천여 명이 숨진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는 20년 만의 최악의 상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홍역으로 어린이 700명 가까이 숨진 짐바브웨 당국은 어린이 대부분이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펄 유니세프 동남아프리카 지역 담당관은 "아프리카는 이런 질병의 부활을 분명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모든 어린이가 필수 예방접종을 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나 직전에 태어난 아이들이 필수 예방접종을 받을 나이에 도달했다며 보건 당국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아프리카에서 2025년까지 약 3천300명의 어린이가 필수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평가를 내놨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