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韓 비우호적 입장에 유감…제재 등 측면 새로운 것 없어" 주한 러대사관 "러-한관계 망칠 것"…대통령실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쟁 개입을 뜻한다며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한국을 지목해 무기 지원을 경고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양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발언으로 관측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물론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며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전체 과정에서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물론 이 전쟁에 더 많은 국가를 개입시키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연합뉴스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은 키이우 정권의 군사 후원(military sponsors) 그룹에 참여하고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결정이 낳을 즉각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지난 30년간 양국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온 러-한 관계를 분명히 망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또 "한반도 안보 상황의 맥락에서 우리의 양자 상호 작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접근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한국이 기대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반발과 관련, "페스코프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반응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과 관련,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인 대규모 공격 등을 전제로 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는 기존 정부 입장의 변경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고 러시아가 이를 전쟁 개입으로 규정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직접 거론해 무기 지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두 번째이자 약 6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28일 푸틴 대통령은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한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이 방향(군사협력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하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당신들은 기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면서도 "살상 무기나 이런 것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평화적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 해왔다"며 "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와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또 차량이 군중을 향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3일(현지시간) 남서독일방송(SWR) 등 현지 매체는 이날 낮 12시 15분께 독일 남서부 만하임에서 차량이 군중을 향해 돌진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카니발(사육제) 기간을 맞아 시내 중심가에 차려진 마켓 인근에서 발생했다.경찰은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으며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앞서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는 독일 쾰른과 뉘른베르크 등지의 카니발 목록을 적은 포스터를 만들어 테러 공격을 선동한 바 있다.지난해 12월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이민자가 차량을 몰고 돌진해 6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지난달에는 뮌헨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차량 돌진 공격으로 노조 집회에 참여한 모녀가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쳤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중국 정부에서 법정 결혼연령 하향 제안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최고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자 베이징대학교의 경제통계학 교수인 천쑹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현재 남성 22세·여성 20세인 법정 결혼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천 위원은 지난 수년 동안 결혼이 가능한 최저 연령을 국제 기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바 있다.천 위원은 또 오는 2035년까지를 저출생·고령화를 비롯한 중국 인구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간주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현금 보조금과 의료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도시보다는 농촌 지역에 혜택을 집중시켜야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중국 인구가 2022년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선 뒤 매년 감소 추세를 지속하면서 나온 대책이다.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도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 4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현지 온라인에서는 법정 결혼 연령을 낮추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논란이 일고 있다.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의 이푸셴 인구학자는 "법적 결혼 연령을 18세로 낮춰도 사람들이 늦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데 익숙해진 지금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앞으로는 한국과 대만의 추세를 따를 것"이라며 오히려 결혼하는 연령대가 30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기준 중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29.4세, 여성이 28세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에서 25세의 신예 마이키 매디슨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2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매디슨은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데미 무어(62)를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미국 주요 매체를 비롯해 외신들은 이번 수상에 대해 "이변"(surprise)이라며 앞다퉈 보도했다. 시상식 전만 해도 노련하고 인상 깊은 연기를 한 데미 무어의 수상 가능성이 높았다.40여 년 경력의 배우 무어는 지난해 주연을 맡은 영화 '서브스턴스'로 큰 호평을 받았다. 지난 1월 '아카데미 가늠자'로 여겨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배우 인생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오스카상 역시 무어가 받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우세했지만, 이날 시상식에서 호명된 이름은 영화 '아노라'의 주연 배우 마이키 매디슨이었다.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데미 무어가 골든글로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이래로 오스카상은 이 62세 베테랑 여배우에게 갈 것처럼 보였다"며 "상을 받은 매디슨도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뉴욕타임스(NYT) 또한 "매디슨의 수상은 다소 충격적인 것이었다"며 "'서브스턴스'로 커리어의 부활을 이룬 데미 무어가 첫 번째 오스카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고 보도했다.숀 베이커 감독이 연출한 '아노라'는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뉴욕의 스트리퍼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 코미디 영화다.신인 배우인 매디슨은 '리타이어먼트'란 단편으로 데뷔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