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재택근무 원하는 직원 vs 사무실 출근하라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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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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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마스크가 사라지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고민은 늘어났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원격근무는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봉쇄가 풀린 지금, 코로나 시기 때와 같은 전면적 원격근무 유지는 곤란하다. 생산성 향상과 협업,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특정 직무나 인력에게만 제한적으로 유연근무를 허용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는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전체 취업자의 0.3%인 약 9만명이던 재택근무 경험자는 2021년 114만명으로 1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은 일시적 사태로, 재택근무를 무한정 허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오피스 퍼스트(Office First) 정책으로 돌아섰다. 문제는 모든 구성원이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근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자신에게 맞는 일하는 방식을 찾는 게 주요한 과제가 됐다.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일정 비율의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맥킨지 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워크에 대한 선호도는 팬데믹 이전 47%에서 팬데믹 이후 75%로 크게 상승했다.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쓰는 탄력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등의 방안도 적용되고 있다.
오피스 퍼스트 정책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맥락은 이해하지만 여전히 유연근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연근무는 구성원에게 일하는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줬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업무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기에 무조건적인 퍼스트 오피스 정책은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조치라며 볼멘 소리를 한다.
유연근무가 직원경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머서가 2022년 발표한 글로벌 인재 트렌드 조사를 보면 사람들은 단순히 보다 높은 보상을 주는 기업을 선택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보상을 중요한 요소에서 배제한 건 아니지만, 이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해 주는 기업을 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응답자는 급여가 오르지 않더라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근무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구성원들이 근무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걸 선호한다는 결과는 크게 놀랍지 않다. 보다 궁금한 점은 유연근무가 직원경험을 넘어 실제 업무성과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는 구성원과 리더간의 시각 차이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년 일자리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유연근무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응답한 구성원은 87%에 이른다. 그러나 리더 계층은 이 수가치 12%로 현저히 낮았다. 구성원은 주위의 방해나 눈치 볼 일이 없어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관리자는 일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확인이 쉽지 않다며 우려한다.
유연근무 효과를 상반되게 바라보는 이유는 조직상황이나 업무마다 적합한 업무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에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구성원의 몰입과 조직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최적의 근무방식을 찾는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오피스 퍼스트 시대에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근무옵션은 다양하다. 구성원이 근무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지, 아니면 회사가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해야 하는지에 따라 일련의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대부분의 근무형태는 이 스펙트럼의 어느 지점에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지점을 찾고 이를 구성원에게 공감시키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근무방식에 있어 구성원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한다. 우선 주 32시간 내에서 별도 승인없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할 수 있다. 근무공간도 사무실, 재택, 해외근무지 중 구성원이 자유롭게 선택한다.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조치다.
네이버는 회사가 미리 정한 옵션 안에서 근무방식을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운영한다. O타입과 R타입의 근무방식을 제시하고 6개월 마다 구성원이 선택하도록 한다. O타입(Office-based)의 경우 주 3일은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2일은 원격근무를 허용한다. R타입(Remote-based)은 주 5일 모두 원격근무가 가능하다.
애플은 하이브리드 워크 형태의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펼친다. 모든 직원은 일주일 중 3일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되, 화요일과 목요일은 필수 출근일이다. 나머지 하루는 팀에서 정한다. 테슬라는 애플보다 강도 높은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운영한다. 모든 직원은 주 5일 동안 최소 45시간 사무실 근무가 원칙이다. 리더 승인 하에 재택근무를 허용하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이다. 테슬라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인데, 사무실 대면 근무가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오피스 퍼스트 근무방식을 우선시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전까지는 당연한 것들이 이제 더 이상은 당연하지 않은 시대다. 일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오피스 퍼스트 통보는 구성원 반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최근 2년간 근무방식이 세 차례나 바뀌었다. 원칙이 무엇인가", "직원들과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근무방식을 바꾸고 통보하는 게 문제다", "이해를 구하는 과정없이 그냥 재택근무를 없애니 우리를 못 믿는 것 같다", "경영진이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점이 유감이다" 등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바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이에 대한 쌍방향 소통이다. 결국 구성원이 공감하는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향하는 일하는 방식의 의미를 공유하고 구성원 동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필수다.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근무방식이란 없다. 회사 상황과 전략에 어울리는 근무방식이 있을 뿐이다. 이에 회사가 추구하는 일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퍼스트 오피스냐 유연근무냐는 이후에 고민할 문제다. 어떤 일터를 만들 것인가에 앞서 회사가 지향하는 일하는 모습을 점검해 보자. 우리회사에서는 동료간 상호작용이 중요한가, 개개인의 창의적 활동이 중요한가? 일의 흐름은 순차적인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가? 업 특성, 규제, 보안 등의 이유로 통합된 업무방식이 필요한가, 분산된 업무방식이 효율적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해보며 조직이 지향하는 일하는 방식의 원칙을 설정하는 것이 먼저다. 이러한 가이드안에서 구성원에게 선택권을 줄 때 자신의 책임과 역할에 맞게 자율적으로 일하고 동료와 시너지를 내는 구성원을 만날 수 있다.
돌아오고 싶은 일터 만들기는 조직의 성과향상과 직원경험을 함께 추구하는 여정이다. 일련의 근무방식 스펙트럼 속에서 조직에 맞는 최적해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이 돌아오고 싶은 일터 만들기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김주수 MERCER Korea 부사장 / HR컨설팅 서비스 리더
코로나19 이전에는 특정 직무나 인력에게만 제한적으로 유연근무를 허용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는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전체 취업자의 0.3%인 약 9만명이던 재택근무 경험자는 2021년 114만명으로 1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은 일시적 사태로, 재택근무를 무한정 허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오피스 퍼스트(Office First) 정책으로 돌아섰다. 문제는 모든 구성원이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근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자신에게 맞는 일하는 방식을 찾는 게 주요한 과제가 됐다.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일정 비율의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맥킨지 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워크에 대한 선호도는 팬데믹 이전 47%에서 팬데믹 이후 75%로 크게 상승했다.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쓰는 탄력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등의 방안도 적용되고 있다.
오피스 퍼스트 정책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맥락은 이해하지만 여전히 유연근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연근무는 구성원에게 일하는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줬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업무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기에 무조건적인 퍼스트 오피스 정책은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조치라며 볼멘 소리를 한다.
유연근무가 직원경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머서가 2022년 발표한 글로벌 인재 트렌드 조사를 보면 사람들은 단순히 보다 높은 보상을 주는 기업을 선택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보상을 중요한 요소에서 배제한 건 아니지만, 이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해 주는 기업을 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응답자는 급여가 오르지 않더라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근무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구성원들이 근무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걸 선호한다는 결과는 크게 놀랍지 않다. 보다 궁금한 점은 유연근무가 직원경험을 넘어 실제 업무성과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는 구성원과 리더간의 시각 차이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년 일자리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유연근무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응답한 구성원은 87%에 이른다. 그러나 리더 계층은 이 수가치 12%로 현저히 낮았다. 구성원은 주위의 방해나 눈치 볼 일이 없어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관리자는 일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확인이 쉽지 않다며 우려한다.
유연근무 효과를 상반되게 바라보는 이유는 조직상황이나 업무마다 적합한 업무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에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구성원의 몰입과 조직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최적의 근무방식을 찾는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오피스 퍼스트 시대에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근무옵션은 다양하다. 구성원이 근무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지, 아니면 회사가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해야 하는지에 따라 일련의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대부분의 근무형태는 이 스펙트럼의 어느 지점에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지점을 찾고 이를 구성원에게 공감시키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근무방식에 있어 구성원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한다. 우선 주 32시간 내에서 별도 승인없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할 수 있다. 근무공간도 사무실, 재택, 해외근무지 중 구성원이 자유롭게 선택한다.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조치다.
네이버는 회사가 미리 정한 옵션 안에서 근무방식을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운영한다. O타입과 R타입의 근무방식을 제시하고 6개월 마다 구성원이 선택하도록 한다. O타입(Office-based)의 경우 주 3일은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2일은 원격근무를 허용한다. R타입(Remote-based)은 주 5일 모두 원격근무가 가능하다.
애플은 하이브리드 워크 형태의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펼친다. 모든 직원은 일주일 중 3일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되, 화요일과 목요일은 필수 출근일이다. 나머지 하루는 팀에서 정한다. 테슬라는 애플보다 강도 높은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운영한다. 모든 직원은 주 5일 동안 최소 45시간 사무실 근무가 원칙이다. 리더 승인 하에 재택근무를 허용하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이다. 테슬라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인데, 사무실 대면 근무가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오피스 퍼스트 근무방식을 우선시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전까지는 당연한 것들이 이제 더 이상은 당연하지 않은 시대다. 일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오피스 퍼스트 통보는 구성원 반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최근 2년간 근무방식이 세 차례나 바뀌었다. 원칙이 무엇인가", "직원들과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근무방식을 바꾸고 통보하는 게 문제다", "이해를 구하는 과정없이 그냥 재택근무를 없애니 우리를 못 믿는 것 같다", "경영진이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점이 유감이다" 등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바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이에 대한 쌍방향 소통이다. 결국 구성원이 공감하는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향하는 일하는 방식의 의미를 공유하고 구성원 동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필수다.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근무방식이란 없다. 회사 상황과 전략에 어울리는 근무방식이 있을 뿐이다. 이에 회사가 추구하는 일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퍼스트 오피스냐 유연근무냐는 이후에 고민할 문제다. 어떤 일터를 만들 것인가에 앞서 회사가 지향하는 일하는 모습을 점검해 보자. 우리회사에서는 동료간 상호작용이 중요한가, 개개인의 창의적 활동이 중요한가? 일의 흐름은 순차적인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가? 업 특성, 규제, 보안 등의 이유로 통합된 업무방식이 필요한가, 분산된 업무방식이 효율적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해보며 조직이 지향하는 일하는 방식의 원칙을 설정하는 것이 먼저다. 이러한 가이드안에서 구성원에게 선택권을 줄 때 자신의 책임과 역할에 맞게 자율적으로 일하고 동료와 시너지를 내는 구성원을 만날 수 있다.
돌아오고 싶은 일터 만들기는 조직의 성과향상과 직원경험을 함께 추구하는 여정이다. 일련의 근무방식 스펙트럼 속에서 조직에 맞는 최적해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이 돌아오고 싶은 일터 만들기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김주수 MERCER Korea 부사장 / HR컨설팅 서비스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