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첫 공연서 '메커니즘'·'사라지는 모든 것은 극적이다' 2작품 선보여
유료에도 500석 공연장 만석…마드리드·맨체스터·런던서도 공연 예정
'한-EU 60돌' 유럽투어 나선 국립현대무용단…관객들 "어메이징"
"한국 문화에 관심은 많지만, 현대무용은 브뤼셀에서도 자주 접하기에 큰 기대는 안하고 왔는데 정말 놀라운 무대였어요.

"
지난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왕립플레미시극장(KVS)에서 열린 국립현대무용단 공연 뒤 만난 벨기에 국적의 피터르 드 네이겔(36)씨는 두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동생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그는 "무용수들이 서로 조금의 균열도 없이 합을 맞추면서도 온몸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감탄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무용수들의 공연이 있다면 꼭 보러 가고 싶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은 올해 한-유럽연합(EU)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기획된 첫 문화행사다.

작년 초연된 무용단 이재영·허성임 안무가의 최신작 '메커니즘', '사라지는 모든 것은 극적이다' 등 두 작품이 현지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한-EU 60돌' 유럽투어 나선 국립현대무용단…관객들 "어메이징"
이재영 안무가의 '메커니즘'은 사람 신체의 관절을 '축'으로 인식하고, 이 축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움직임을 안무에 적용한 작품이다.

작고 단순한 관절의 움직임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고 입체적 동작으로 증폭되는 과정을 표현했다.

허성임 안무가의 '사라지는 모든 것은 극적이다'는 자연적이지만 낯설고 때로는 두렵기도 한 '죽음'을 다뤘다.

작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날도 유료 공연임에도 500석 가까이 되는 공연장이 현지 관객들로 가득 찼다.

케이팝, 클래식, 영화 등에 이어 '색다른' 한국 문화 콘텐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공연을 관람한 애슐린 파롤린 현지 현대무용 안무가도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라며 "세부적인 동작까지 통제하는 한국 무용수들의 뛰어난 움직임도 매우 인상 깊다"라고 호평했다.

'한-EU 60돌' 유럽투어 나선 국립현대무용단…관객들 "어메이징"
'메커니즘'에 참여한 김혜진 무용수(35)는 "객석이 꽉 차서 깜짝 놀랐고, 한국 관객분들이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집중해서 보신다면, 유럽 관객들은 전체적인 무대를 즐기듯 더 열린 입장에서 무대를 보시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첫 무대부터 생각지도 못하게 큰 호응을 받아서 힘을 내 나머지 투어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브뤼셀 공연을 시작으로 스페인 마드리드(21일), 영국 맨체스터(24일)에서도 순회공연에 나선다.

28∼29일에는 런던 더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코리안 댄스 페스티벌'을 통해 현지 관객들과 만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