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 "국내·미국 증시서 소수 종목 쏠림 현상 관찰"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지수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소수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쏠림 현상이 관찰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17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33% 상승한 코스닥지수는 에코프로비엠(16.9%)과 에코프로(13.1%), 엘앤에프(4.1%) 등 3개 종목의 지수 상승 기여율이 34.1%로 나타났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에코프로에이치엔의 기여율은 각각 1.5%, 0.3%로 추산됐다.

이달 중순 기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약 425조원으로 지난해 1월(당시 코스닥지수 말일 기준 872.87)과 비슷하지만, 지수 기여도가 높은 5개 종목을 제외하면 같은 해 6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말 코스닥지수는 745.44였다.

S&P500지수 상승 기여도 역시 애플(21.6%), 마이크로소프트(14.4%), 엔비디아(14.1%) 등 3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코스닥시장이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로 쏠림이 컸다면 미국은 챗GPT 등 빅테크에 대한 쏠림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 소수 종목에 대한 쏠림이 심해지는 이유는 마땅히 살 종목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 사이클 후반부라는 점과 국내 레고랜드 사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위기 이후 부동자금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높다"고 부연했다.

허 연구원은 "쏠림 현상은 경기가 좋아져서 다른 산업으로 상승세가 확산하거나 가격 부담·실질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재차 급락하는 과정을 거치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라며 "가파른 물가 둔화세가 실질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