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남 센터장 "기업 재무정보의 국제표준 변환 선도, 데이터 자문시대 열 것"
“기업 재무정보를 글로벌 표준언어로 바꾸는 국제표준 재무보고언어(XBRL)로 데이터 회계자문 시대를 선도하겠습니다.”

이형남 딜로이트안진 XBRL센터장(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동 딜로이트안진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XBRL 공시 체계가 구축되면 투자 전 기업 분석부터 기업의 신사업 전략 수립, 업계 동향과 시장 파악 등이 편리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XBRL은 각각 들쭉날쭉한 기업 간 재무 정보를 저장·공유·분석하기 쉽도록 국제 표준에 맞춰 데이터화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XBRL을 공시에 적용하면 개방형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통해 동종 기업의 5개년간 실적 추이 그래프를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다. 지금은 전자공시에서 개별 기업 사업보고서를 열어 일일이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를 찾아야 하지만, 표준언어를 통해 데이터 변환과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를 시작으로 XBRL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부터는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재무제표 본문에 XBRL을 적용해야 한다. 비금융업 상장사는 올해 연간 사업보고서부터 재무제표 주석에도 XBRL을 적용해야 한다.

딜로이트안진은 이에 대비해 국내 회계법인 중 처음으로 XBRL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장은 “작년 가을부터 센터 개설을 준비해 이달 출범했다”며 “글로벌 본사에서도 5년 이상 매년 일정액을 투자하며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안진의 XBRL센터는 택소노미 관리, 재무제표 항목 간 검증 등 기업의 XBRL 공시 체계 구축 과정 전반을 지원한다. 이 센터장은 “회계법인은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 과정을 잘 알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은 데이터 체계를 만들 수 있다”며 “딜로이트안진은 2017년부터 미국에 상장한 국내 기업의 XBRL 전환을 도왔고, 국내 택소노미 구축 업무에도 참여하는 등 전문성을 꾸준히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XBRL 도입으로 데이터 기반 자문 서비스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전문 인력의 자문을 받아 데이터 결과를 해석하고 새로운 인사이트(통찰)를 찾으려는 수요가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그는 “XBRL 도입 초기부터 각 기업이 양질의 데이터 체계를 구축해야 정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한동안 기업군별 XBRL 설명회를 여는 등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