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관광객 쉼터 송림 속 소나무·산책로 데크 소실…지역 경기 침체 우려
[강릉산불 르포] "관광 강릉의 얼굴인데…" 산불로 상처 입은 경포해수욕장
"관광 강릉의 얼굴인 경포해수욕장이…. 이렇듯 피해를 봤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
강릉은 물론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경포해수욕장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이번 강릉산불을 비껴가지 못했다.

펜션과 주택, 숙박업소, 문화재 등의 피해에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관광지가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오후 찾은 경포해수욕장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경포해수욕장의 자랑이자 관광객과 시민들의 휴식처이던 중앙통로 왼쪽 송림은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숲을 이루고 있던 아름드리 소나무 대부분이 검게 그을린 모습이어서 때마침 부는 바람에 신음이 들리는 듯했다.

수령이 작은 일부 소나무는 벌써 잎이 누렇게 변하고 가지는 맥없이 바람에 흔들렸다.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부터 해수욕장 북쪽 인공폭포 사이 1㎞가량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강릉산불 르포] "관광 강릉의 얼굴인데…" 산불로 상처 입은 경포해수욕장
이곳 숲속에 목재로 설치한 산책로 데크는 검게 그을리거나 일부는 아예 타버려 흔적을 찾기 어려운 곳도 있었다.

숲과 백사장이 만나는 곳에 설치된 산책로 데크는 더 처참했다.

홀랑 타버린 데크는 흔적도 없고 목재를 연결해 주던 대못 만이 백사장 위에 가지런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송림 끝 백사장에 설치된 인기 드라마 조형물도 흔적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조형물은 경포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사진을 찍던 핫 스폿이었다.

수피가 검게 그을린 소나무로 인해 송림은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한 관광객은 "산책로가 불에 타 없어지고 송림 속 소나무 대부분이 피해를 본 상황을 보니 산불 당시 상황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며 "하루빨리 복구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사랑받는 관광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산불 르포] "관광 강릉의 얼굴인데…" 산불로 상처 입은 경포해수욕장
경포해수욕장 북쪽 인공폭포 앞은 더 처참했다.

중앙통로 주변 송림의 소나무보다 상대적으로 수령이 적은 이곳 소나무는 살아있는 것을 찾기 힘들 정도로 쑥대밭이 됐다.

이곳 화장실은 불에 타 철제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산불 피해에도 불구하고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 등에서는 산불 쓰레기를 줍고 중앙통로 바닥을 물로 청소하는 등 관광객 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여름 성수기면 100만 명 넘게 찾아 지역 경제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지역에서는 이번 산불로 방문객이 줄어들까 염려하고 있다.

이날 오전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열린 강릉시민단체협의회 간담회에서 최종봉 회장은 "산불이 나서 관광객이 안 올 수 있다"며 "그러면 지역 경기가 어려워질 수 있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도록 하는 게 시민들의 할 일"이라고 호소했다.

[강릉산불 르포] "관광 강릉의 얼굴인데…" 산불로 상처 입은 경포해수욕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