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철거비 추경에 편성해 시의회 제출…시민 단체 "보존 활동 계속"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의 원형을 보존 중인 원주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기로 한 강원 원주시의 결정에 반발해 시민 단체 등이 철거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철거 계획 철회하라"…원주 아카데미극장 끝나지 않는 갈등
아카데미극장 보존과 재생을 위한 시민모임 '아카데미의 친구들'(이하 아친)은 1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원강수 원주시장의 아카데미극장 철거 계획을 규탄했다.

아친은 회견문에서 "8개월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우리와의 비공개 만남 이후 하루 만에 발표한 철거 계획은 보존을 원하는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은 오만한 태도"라고 직격했다.

이어 "일방적인 철거 발표 이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보존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며 "원주시와 의회를 계속 설득하고 지역 문화의 가치를 아는 전국의 시민과 만나 보존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50명의 원주시민이 청구한 시정정책 토론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를 명확히 밝혀 달라"며 "지금이라도 아카데미극장 철거 계획을 철회하고 시정토론 청구를 수용하는 것만이 시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과 철거 반대에 정의당 강원도당도 힘을 실었다.

도당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근대문화유산적 가치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며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긴 행보가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면 보존을 바라는 시민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상인과 시민 간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원도심 상권 활성화 및 시민의 문화 향유권 보장이 가능한 공간으로 복원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공식화한 원주시는 철거 비용 3억원과 야외공연장·주차장 20면 조성 공사비 3억5천만원 등 총 6억5천만원의 관련 예산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 원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철거 계획 철회하라"…원주 아카데미극장 끝나지 않는 갈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