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르포] 쑥대밭 된 경포의 자랑 '송림'…마을 수호신 소나무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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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주변 아름드리 소나무 대부분 소실…소중한 관광자원 잃어 '타격'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는 껍질이 시커멓게 변해 상처를 안은 채 아직 남아 있는 거센 바람을 힘없이 견뎌내고 있었다.
11일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된 대형산불로 경포 주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초토화됐다.
2000년 동해안 대형산불에 앞서 1998년과 2002년 등 경포지역 산불에도 커다란 피해 없이 꿋꿋하게 울창함을 자랑해왔던 송림이 이번 산불로 시커멓게 타 버렸다.
강릉을 상징하는 대표적 침엽수인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산림과 주택 등을 모두 집어삼킨 것이다.
산불 발생 하루가 지난 12일 저동 안쪽 마을 수령이 오래돼 받침목으로 지탱하며 마을 수호신 역할을 하던 소나무도 수피가 시커멓게 변해 삶의 연속성을 장담할 수 없어 보였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이 소나무는 그동안 몇몇 잔가지가 잘리는 아픔을 이겨냈지만, 결국 이번 산불로 삶을 다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경포대 안쪽 많은 펜션이 자리 잡은 뒷산은 빽빽한 숲속의 주인공이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불에 타 하루가 지났음에도 코를 찌를 듯 메케한 연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대부분 울창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며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과 경포대(강원도유형문화재), 방해정(강원도유형문화재) 등 경포호 주변의 많은 정자 등과 어울려 강릉의 멋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강릉의 대표적 소나무 숲인 이곳은 대관령 금강소나무 숲과 함께 강릉의 또 다른 관광자원이었다.
소나무가 울창한 산 아래 골짜기마다 관광객을 위한 펜션이 들어서 관광객이 드나들고, 은퇴자들은 전원생활을 꿈꾸며 하나둘 집을 짓고 편안한 노년의 삶을 이루며 살았다.
99칸의 조선시대 전형적인 사대부가 상류 주택인 선교장을 비롯해 경포 주변의 문화재, 누적 등과 함께한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는 강릉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번 산불로 경포대 앞 100년도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 몇그루가 '양강지풍'이 몰고 온 강한 산불을 비껴가지 못했다.
혼신을 다해 경포대를 사수하려는 강릉시 직원 등의 노력으로 경포대 주변 일부 소나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에 탔다.
산불이 처음 발생한 난곡동에서 불이 동쪽 바다 쪽으로 넘어가면서 저동과 경포동 일원 송림 숲은 쑥대밭이 됐다.
시민과 관광객의 쉼터이던 도로변과 해안가의 작은 송림도, 수종이 대부분 소나무인 산속도 광풍이 몰아친 사월의 양강지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온통 잿더미가 돼 버렸다.
이곳 잿더미가 된 숲은 앞으로 수명을 다한 나무들이 죽어가며 붉은색으로 이후 벌채가 이뤄지며 민둥산이 될 것이다.
지역 특성상 잦은 폭설 때에도 잔가지를 내어주지만 굳건함을 유지했던 경포대와 경포해변 주변의 소나무 숲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이겨내야 오늘의 푸르름을 되찾을지 관심이다.
시민 박모(62)씨는 "경포대를 비롯한 주변의 소나무는 강릉의 자랑이기도 했는데 많이 소실돼 안타깝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죽은 나무를 벌채하고 민둥산처럼 변할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의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소실됐는데 그 대부분이 소나무 숲이다.
/연합뉴스
![[강릉산불 르포] 쑥대밭 된 경포의 자랑 '송림'…마을 수호신 소나무도 피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KR20230412040400062_01_i_P4.jpg)
11일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된 대형산불로 경포 주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초토화됐다.
2000년 동해안 대형산불에 앞서 1998년과 2002년 등 경포지역 산불에도 커다란 피해 없이 꿋꿋하게 울창함을 자랑해왔던 송림이 이번 산불로 시커멓게 타 버렸다.
강릉을 상징하는 대표적 침엽수인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산림과 주택 등을 모두 집어삼킨 것이다.
산불 발생 하루가 지난 12일 저동 안쪽 마을 수령이 오래돼 받침목으로 지탱하며 마을 수호신 역할을 하던 소나무도 수피가 시커멓게 변해 삶의 연속성을 장담할 수 없어 보였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이 소나무는 그동안 몇몇 잔가지가 잘리는 아픔을 이겨냈지만, 결국 이번 산불로 삶을 다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경포대 안쪽 많은 펜션이 자리 잡은 뒷산은 빽빽한 숲속의 주인공이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불에 타 하루가 지났음에도 코를 찌를 듯 메케한 연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릉산불 르포] 쑥대밭 된 경포의 자랑 '송림'…마을 수호신 소나무도 피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KR20230412040400062_02_i_P4.jpg)
강릉의 대표적 소나무 숲인 이곳은 대관령 금강소나무 숲과 함께 강릉의 또 다른 관광자원이었다.
소나무가 울창한 산 아래 골짜기마다 관광객을 위한 펜션이 들어서 관광객이 드나들고, 은퇴자들은 전원생활을 꿈꾸며 하나둘 집을 짓고 편안한 노년의 삶을 이루며 살았다.
99칸의 조선시대 전형적인 사대부가 상류 주택인 선교장을 비롯해 경포 주변의 문화재, 누적 등과 함께한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는 강릉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번 산불로 경포대 앞 100년도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 몇그루가 '양강지풍'이 몰고 온 강한 산불을 비껴가지 못했다.
![[강릉산불 르포] 쑥대밭 된 경포의 자랑 '송림'…마을 수호신 소나무도 피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KR20230412040400062_03_i_P4.jpg)
산불이 처음 발생한 난곡동에서 불이 동쪽 바다 쪽으로 넘어가면서 저동과 경포동 일원 송림 숲은 쑥대밭이 됐다.
시민과 관광객의 쉼터이던 도로변과 해안가의 작은 송림도, 수종이 대부분 소나무인 산속도 광풍이 몰아친 사월의 양강지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온통 잿더미가 돼 버렸다.
이곳 잿더미가 된 숲은 앞으로 수명을 다한 나무들이 죽어가며 붉은색으로 이후 벌채가 이뤄지며 민둥산이 될 것이다.
지역 특성상 잦은 폭설 때에도 잔가지를 내어주지만 굳건함을 유지했던 경포대와 경포해변 주변의 소나무 숲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이겨내야 오늘의 푸르름을 되찾을지 관심이다.
시민 박모(62)씨는 "경포대를 비롯한 주변의 소나무는 강릉의 자랑이기도 했는데 많이 소실돼 안타깝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죽은 나무를 벌채하고 민둥산처럼 변할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의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소실됐는데 그 대부분이 소나무 숲이다.
![[강릉산불 르포] 쑥대밭 된 경포의 자랑 '송림'…마을 수호신 소나무도 피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KR20230412040400062_04_i_P4.jpg)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