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사 "현 공황 확충 어렵지만, 제2공항도 시설 확충의 범주로 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국민의힘 도의원이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제주 제2공항 입장 뭐냐?"…도의원-오영훈 지사 설전
국민의힘 소속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은 11일 열린 제41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제2공항 건설 필요성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오 지사의 생각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오 지사는 "과거 현 공항의 시설 확충은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말씀드린 바 있다"며 "관계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현 공항에) 활주로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은 동-서 활주로 방향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군공항, 민간공항 활주로의 방향은 남-북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동-서 활주로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에는 동-서 방향의 주활주로와 남-북 방향의 보조활주로 등 2개의 활주로가 있다.

보조활주로의 경우 활주로가 짧아 이용률이 낮고 공항 주변과 북쪽으로 바로 민가와 도로가 나 있어 남북 활주로를 늘리기는 사실상 어렵다.

김 의원은 "지사님의 말씀을 종합하면, '현 제주공항의 시설 확충은 어렵다.

하지만 공항시설 확충은 필요하다'는 좀 애매한 말씀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도민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제2공항 입장 뭐냐?"…도의원-오영훈 지사 설전
이어 "현재 공항 확충이 어렵다고 하면 대안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오 지사는 "그래서 지금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고, 이를 현 공항시설의 확충이라는 범주로 보면 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오 지사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많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곧바로 제2공항 제주도민 의견 수렴 절차 과정의 문제점과 논란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제주도민의 의견을 가감 없이 수렴해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겠다'는 오 지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제주지사가 제주도의 정책 결정권자다.

도민의 자기결정권의 핵심은 도민과 지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경청회에 대해서도 "오히려 갈등만 더 키우고 있다.

반대단체와 찬성단체를 따로 해서 의견 수렴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경청'의 자리를 통해서 우리는 사전에 약속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발언자 숫자를 정했고 이 과정을 통해 존중해 주기로 합의했다"며 "(경청회 과정에서) 다소 시끄러운 과정,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합의를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갈등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도민께서 주신 의견을 어떻게 유형화할 것인지 그리고 단순 명료하게 전달할 것인지, 폭넓게 전체를 다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