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가 9일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사진=뉴스1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가 9일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사진=뉴스1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에 대한 보강수사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이들 피의자를 인권보호관과 면담하도록 한 뒤 일부에 대해선 바로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로 이 사건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팀은 김 부장검사를 포함해 강력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 4명으로 꾸려졌다.

검찰은 이날부터 최장 20일간 보강 수사한 뒤 이들 3인조를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한 차례 구속기간 연장을 통해 최대 20일까지 피의자를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경찰에서 넘겨받은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이 납치와 살인을 벌인 동기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사주한 강남 재력가 유모·황모씨 부부와 피해자 부부, 이경우가 가상화폐 'P코인' 투자를 둘러싸고 빚은 원한이 사건의 동기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3인조의 납치·살해와 사체유기로 이어지는 범행 과정과 향후 송치될 유씨·황씨 부부의 살인 교사 정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가상화폐 투자 및 손실과 범행의 연관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송치된 피의자 3명이 납치·살해 대가로 받았거나, 받기로 한 돈의 흐름도 검찰에서 규명돼야 할 의문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한 보완 수사를 통해 범행의 배경과 동기를 포함한 사건의 전모를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3인조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차량으로 납치해 이튿날 오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도 있다. 실제 범행은 황대한과 연지호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수사 브리핑을 열고 사건 배후로 지목된 유씨에 이어 그의 부인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유씨·황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범행자금 명목으로 착수금 2000만원을 비롯해 총 7000만원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이경우는 7000만원 중 사건의 또다른 피의자인 황대한에게 약 132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