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완성차 5개사 중 올해 유일하게 국내 시장에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만큼 지난해 부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5만2621대로 전년(6만1096대) 대비 13.9%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도 내수 시장에서 9만5939대를 팔았지만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 내수 판매도 QM6 3224대, XM3 2960대, SM6 724대로 전년 동기(1만2032대) 대비 절반 넘게 감소한 6908대에 그쳤다. 주력인 XM3의 1분기 판매량은 26.1%나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실적이 급감하면서 2020년 797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2021년에도 81억원 영업손실이 났다.

지난해 하반기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XM3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량이 정체된 상태다. 지난해 10월 1540대가 팔린 XM3 하이브리드는 같은해 11월 2382대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 1620대, 올해 1월 1019대와 2월 977대로 감소세다. XM3는 올해 QM6와 함께 르노코리아 실적을 견인할 차종으로 기대를 받았다.

르노코리아는 완성차 5개사 중 올해 유일하게 국내 시장에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승용 모델은 QM6, XM3, SM6의 3종에 불과하다. 수입 판매하는 상용차 르노 마스터를 포함해도 4종에 그친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르노코리아는 르노 캡처(QM3 후속)·클리오·조에 등 신차를 투입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형화 추세에다 가격경쟁력에도 밀리면서 내수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QM6와 SM6 두 차종 모두 2016년 출시 후 올해로 8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부분변경 모델만 나올 뿐, 후속 모델 소식이 없다. 전동화 전환도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르노코리아는 현재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모기업인 르노그룹 및 르노코리아 2대 주주인 중국 지리(Geely)홀딩그룹과 함께 내년 생산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합작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차량에 볼보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일단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 엿보인다.

반면 한국GM은 올 하반기 순수 전기차인 캐딜락 '리릭'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역시 올 하반기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인 토레스 EVX 출시를 앞두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