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7승 보유자 오지현(27)이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오지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내 파3 코스에서 열린 파3 콘테스트에 남편 김시우(28)의 캐디로 나섰다. 파3 콘테스트는 최고의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사전 행사다. 대회 개막 전날인 수요일에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GC 내 파3 9개홀로 이뤄진 코스를 도는 행사로, 가족이나 지인이 캐디로 나선다. 샷이나 퍼트를 대타로 뛸 수도 있다. 때문에 선수 가족들이 함께하는 축제 성격이 강하다.
오지현과 김시우.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오지현과 김시우.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전통적인 캐디 복장인 하얀 점프수트에 초록 모자를 쓰고 나온 오지현은 내내 환한 표정으로 김시우와 함께 코스를 돌았다. 오지현이 클럽을 잡은 것은 커다란 워터 해저드가 가로지르고 있는 135야드 짜리 9번홀이었다. 9번 아이언으로 공을 핀 70cm 옆에 바짝 붙여 버디를 성공시켰다. 오지현은 "공을 물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 연습장에서 20분 동안 연습했다"고 말했다.
오지현과 김시우.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오지현과 김시우.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김시우와 오지현은 결혼 4개월차 신혼부부다. 오지현은 "(마스터스에) 너무 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와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우리 남편 멋있죠?"라고 환하게 웃었다. 김시우는 "결혼 전에는 마스터스 출전권이 없었는데, 결혼 직후 PGA 투어 우승으로 마스터스에 나오게 됐으니, 이번 대회는 (오)지현이가 선물해준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전에는 톱10 아니면 성적이 안 좋았는데, 공격적으로 치다가 안 되면 포기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결혼 후에는 지현이가 옆에 있으니 끝까지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오지현은 "제가 돈 많이 벌어오라고 쪼고 있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임성재와 아내. 오거스타= 조수영 기자
임성재와 아내. 오거스타= 조수영 기자
지난 연말 결혼한 '새신랑' 임성재도 아내와 함께 나섰다. 지난해에는 아버지 임지택씨가 핀에 공을 바짝 붙이는 '니어'를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임성재는 "아내와 함께 코스를 같이 돈 것은 처음이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사랑의 힘 덕분이었는지 이날도 임성재는 송곳 아이언을 뽐냈다. 초반 3개 홀에서만 버디 2개를 뽑아냈다. 임성재는 "대충 친다고 했는데도 초반에 버디가 2개 나오는 바람에 나중에는 더 집중해서 옆으로 보내려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스터스 개막 전날 열리는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선수는 본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는 징크스가 있다. 최종스코어 4언더파를 기록한 임성재는 스코어카드를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

올해 파3 콘테스트 우승은 6언더파를 기록한 톰 호기(미국)가 차지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