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기업인 60명 동행…中, 교역 당근 삼아 디커플링 연대서 유럽분리 시도
마크롱·폰데어라이엔, 중국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 견제할듯
마크롱·EU위원장 오늘 방중…시진핑과 우크라전쟁·경협 논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5일 나란히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7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중국에 체류한다.

두 유럽 지도자는 이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6일 3자 회동도 가질 것이라고 EU 측이 지난 1일 밝힌 바 있다.

이번 연쇄 정상회담의 키워드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될 전망이다.

전자는 시 주석이, 후자는 두 유럽 지도자가 특히 방점을 찍고 있는 의제다.

작년 11월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미 관계를 개선해 보려는 시도가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사건 등으로 인해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시 주석은 유럽 요인들의 방중을 대유럽 관계 개선의 중요한 기회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대중국 전략적 자주성을 유지하며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영역에서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시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함으로써 서방의 대중국 포위 연대에 균열을 만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 주석으로서는 국빈 자격으로 초청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특급 의전과 함께 경제협력 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번 마크롱 방중에 에어버스와 에너지 기업 EDF의 수장 등 60여 명의 기업인이 동행한다고 전하고,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계약 체결을 희망한다고 소개했다.

그런 만큼 프랑스 기업에 굵직한 계약을 '당근'으로 제시하고, 반대급부로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 또는 공급망 안정 수호 관련 메시지를 끌어내는 것이 시 주석의 구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한 미국의 대호주 핵 추진 잠수함 수출 결정으로 인해 대호주 잠수함 수출을 날려 버린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으로서는 대중국 서방 연대의 '약한 고리'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은 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의 소통 때 공중에 떠버린 중국-EU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을 되살리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CAI는 양측 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을 골자로 한 협정으로, 2020년 말 원칙적 타결이 이뤄졌지만 이듬해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EU와 중국이 갈등을 빚자 유럽의회가 비준을 보류하면서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금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중재 노력을 시 주석에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복잡하게 얽힌 경제와 안보 현안 사이에서 세 지도자가 어떤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EU위원장 오늘 방중…시진핑과 우크라전쟁·경협 논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