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몸에 이름 쓰고 사진 찍고…양진호 엽기 만행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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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음란물을 대량 유포하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행동이 알려져 징역형을 선고받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만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강동원) 심리로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및 방조), 업무상 횡령, 조세범처벌법 위반, 저작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양 회장이 운영했던 한국미래기술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는데, 그의 돈줄은 P2P 사이트였다. 당시 웹하드 업계 1, 2위를 동시에 갖고 있었는데, 이 업체에서만 연간 400~500억 원 정도 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음란물 불법유통 수익 극대화를 위해 헤비업로더-웹하드업체-필터링업체-디지털삭제업체 등의 4단계의 담합이 있는 웹하드 카르텔을 구성해 음란물 유포를 조직적으로 조장·방조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자회사 매각 대금 등 8개 법인의 자금 167억여 원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차명 통장 등으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직원 갑질에 대해서는 징역 5년 형이 확정됐다. 2014년 4월 대법원은 행 회장에 대한 상습 폭행 등 혐의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현재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다.
양 회장의 범죄 행각이 재조명된 배경에는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블랙2:영혼파괴자들'이 있다. 해당 방송에서는 신입 사원의 시점으로 양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저지른 가혹 행위를 집중 조명했다.
양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장과 흰 셔츠를 착용을 강요했고, 셔츠에 색깔이 있는 단추도 허용하지 않았다. IT 업계에서는 대부분 복장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양 회장이 운영하는 웹하드 업체 기업 문화는 달랐던 것.
또한 회의를 진행하던 직원에게 양 회장이 대뜸 BB탄 총을 쏘거나, 회식 때 회장실을 못 가게 하는 등의 행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40~50대 직원들을 직접 미용실에 데려가 빨강, 초록 등의 화려한 색으로 염색하도록 하고, 한 직원에게는 "순대 간 색이 맘에 든다"면서 해당 색깔로 염색을 지시했다. 양 회장은 그뿐 아니라 평소 어깨나 무릎 통증을 호소한 직원의 신체에 거머리를 붙이고, 직원들을 자신의 별장으로 데려가 살아있는 닭을 향해 활을 쏘도록 했다. 직원들이 활을 쏘지 못하면 장도를 건네며 도살하도록 했다. 여기에 여직원의 신체에 립스틱으로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사진을 찍는 기행을 펼쳤다.
이해하기 힘든 지시 사항뿐 아니라 직원들의 도청한 행위도 드러났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도청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70여명을 감시했고 문자 내용, 연락처, 사진, 인터넷 사용기록, 오피스텔 비밀번호 등 스마트폰상의 정보까지 수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앞서 불법 음란물 유통을 통해 큰돈을 번 뒤 구속당했고, 출소 이후부터 '직원들의 배신으로 구속된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직원들에게 더욱 가학적인 감시 행위를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양 회장의 이러한 기행은 2018년 10월 그가 직원들 앞에서 전 직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폭행 영상이 사회적인 시선을 끌면서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만행들이 드러났다. 영상의 피해자는 퇴사 후 고객 게시판에 '양진호'라는 이름으로 수고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렸고, 이를 본 양 회장 측은 피해자의 IP를 추적, 작성자를 특정해 집요하게 불러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의 엽기 갑질 뿐 아니라 불법 동영상을 웹하드에 실어 나르고,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고 삭제 비용을 취득한 '웹하드 카르텔' 부분도 문제로 지적받았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1월 1일 방송된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웹하드 카르텔'에 대해 "불법 동영상을 걸러내야 하는 필터링 업체와 그걸(불법 동영상을) 삭제해줘야 하는 디지털 장의사(온라인상 개인정보 삭제 업무를 하는 자)와, 웹하드 업체가 유착을 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거다. 실제로 웹하드 업체와 연결된 디지털 장의사가 피해 촬영물을 지워주겠다는 명목으로 피해 여성에게 삭제 비용을 취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7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웹하드 카르텔'과 양 회장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웹하드 업체에 대한 특별수사를 요청하는 게시물 올라왔고,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한 달 내에 돌파했다. 당시 청원인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기존과 같은 일반 수사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양진호가 처벌 이후에도 웹하드를 통해 거대 자본을 계속 벌어들이며 로봇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 회장의 구속 후에도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여전히 연 매출 200억 원을 넘기면서 운영되고 있다고 '블랙2: 영혼파괴자들'은 지적했다. 현 회사는 양 회장이 이혼후 재혼한 배우자가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양 회장에게 불리한 직원을 줄줄이 해고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양 회장은 지난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강동원) 심리로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및 방조), 업무상 횡령, 조세범처벌법 위반, 저작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양 회장이 운영했던 한국미래기술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는데, 그의 돈줄은 P2P 사이트였다. 당시 웹하드 업계 1, 2위를 동시에 갖고 있었는데, 이 업체에서만 연간 400~500억 원 정도 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음란물 불법유통 수익 극대화를 위해 헤비업로더-웹하드업체-필터링업체-디지털삭제업체 등의 4단계의 담합이 있는 웹하드 카르텔을 구성해 음란물 유포를 조직적으로 조장·방조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자회사 매각 대금 등 8개 법인의 자금 167억여 원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차명 통장 등으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직원 갑질에 대해서는 징역 5년 형이 확정됐다. 2014년 4월 대법원은 행 회장에 대한 상습 폭행 등 혐의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현재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다.
양 회장의 범죄 행각이 재조명된 배경에는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블랙2:영혼파괴자들'이 있다. 해당 방송에서는 신입 사원의 시점으로 양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저지른 가혹 행위를 집중 조명했다.
양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장과 흰 셔츠를 착용을 강요했고, 셔츠에 색깔이 있는 단추도 허용하지 않았다. IT 업계에서는 대부분 복장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양 회장이 운영하는 웹하드 업체 기업 문화는 달랐던 것.
또한 회의를 진행하던 직원에게 양 회장이 대뜸 BB탄 총을 쏘거나, 회식 때 회장실을 못 가게 하는 등의 행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40~50대 직원들을 직접 미용실에 데려가 빨강, 초록 등의 화려한 색으로 염색하도록 하고, 한 직원에게는 "순대 간 색이 맘에 든다"면서 해당 색깔로 염색을 지시했다. 양 회장은 그뿐 아니라 평소 어깨나 무릎 통증을 호소한 직원의 신체에 거머리를 붙이고, 직원들을 자신의 별장으로 데려가 살아있는 닭을 향해 활을 쏘도록 했다. 직원들이 활을 쏘지 못하면 장도를 건네며 도살하도록 했다. 여기에 여직원의 신체에 립스틱으로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사진을 찍는 기행을 펼쳤다.
이해하기 힘든 지시 사항뿐 아니라 직원들의 도청한 행위도 드러났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도청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70여명을 감시했고 문자 내용, 연락처, 사진, 인터넷 사용기록, 오피스텔 비밀번호 등 스마트폰상의 정보까지 수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앞서 불법 음란물 유통을 통해 큰돈을 번 뒤 구속당했고, 출소 이후부터 '직원들의 배신으로 구속된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직원들에게 더욱 가학적인 감시 행위를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양 회장의 이러한 기행은 2018년 10월 그가 직원들 앞에서 전 직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폭행 영상이 사회적인 시선을 끌면서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만행들이 드러났다. 영상의 피해자는 퇴사 후 고객 게시판에 '양진호'라는 이름으로 수고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렸고, 이를 본 양 회장 측은 피해자의 IP를 추적, 작성자를 특정해 집요하게 불러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의 엽기 갑질 뿐 아니라 불법 동영상을 웹하드에 실어 나르고,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고 삭제 비용을 취득한 '웹하드 카르텔' 부분도 문제로 지적받았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1월 1일 방송된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웹하드 카르텔'에 대해 "불법 동영상을 걸러내야 하는 필터링 업체와 그걸(불법 동영상을) 삭제해줘야 하는 디지털 장의사(온라인상 개인정보 삭제 업무를 하는 자)와, 웹하드 업체가 유착을 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거다. 실제로 웹하드 업체와 연결된 디지털 장의사가 피해 촬영물을 지워주겠다는 명목으로 피해 여성에게 삭제 비용을 취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7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웹하드 카르텔'과 양 회장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웹하드 업체에 대한 특별수사를 요청하는 게시물 올라왔고,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한 달 내에 돌파했다. 당시 청원인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기존과 같은 일반 수사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양진호가 처벌 이후에도 웹하드를 통해 거대 자본을 계속 벌어들이며 로봇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 회장의 구속 후에도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여전히 연 매출 200억 원을 넘기면서 운영되고 있다고 '블랙2: 영혼파괴자들'은 지적했다. 현 회사는 양 회장이 이혼후 재혼한 배우자가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양 회장에게 불리한 직원을 줄줄이 해고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