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벚꽃 축제 재개…주민들은 쓰레기·소음에 '몸살'
"이른 아침부터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소음에 며칠째 밤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계룡산 벚꽃축제가 4년 만에 열리면서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쓰레기와 소음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찾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벚꽃축제장 일원은 동학사까지 3㎞가량 이어진 만개한 벚나무를 따라 노점상과 공연 부스가 줄지어 있었다.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닭꼬치 막대기, 종이컵에 든 고둥껍데기,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 등 상춘객들이 버리고 간 음식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부터 축제장에는 상춘객 수천 명이 몰렸지만, 길가에 쓰레기통이나 봉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한 나들이객이 들고 있던 커피 컵을 길 위에 버젓이 버리기도 했지만, 이를 단속하는 인원도 없었다.

오전 11시께부터는 축제장 내 5개 품바·각설이 공연단들의 공연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 중 일부는 조명과 무대장치, 대형 스피커 등을 설치해 전문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가락은 100m 밖에서도 선명히 들렸다.

상춘객들은 흥겨운 춤사위를 보며 손뼉을 치기도 하고 즐거워했지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음 공해로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4년 만에 벚꽃 축제 재개…주민들은 쓰레기·소음에 '몸살'
반포면 학봉리 주민 이 모(28) 씨는 "4일 전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는 소음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며 "버리고 간 쓰레기가 밤만 되면 산처럼 쌓여 냄새도 많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62) 씨는 "인근 음식점, 땅 주인들이 벚꽃 철만 되면 돈을 받고 노점상 자리를 빌려준다"며 "마을 사람들이 십수년간 민원을 넣었는데 단속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올해도 여러 차례 공주시청에 노점·소음공해 단속 민원을 넣었지만, 시청은 이들의 협조만 구하고 있다.

토지주와 단기 임대를 맺은 노점상을 상대로 철거명령을 내리거나, 이동식 확성기의 소음측정 단속을 할 만한 시 조례 등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공주시청 관계자는 "공연단이 사용하는 앰프가 벽 등에 고정된 것이 아닌 이동식 확성기로 분류돼 소음측정을 할 수 없다"며 "관계자들을 찾아가 저녁에는 소리를 낮추고, 오후 10시까지만 하는 것으로 약속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8일까지 축제장 도로 주·정차, 인도를 점령하는 노점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사유지 내 노점상은 불법이라고 해도 단속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