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취재수첩] '세자녀 아빠 병역면제' 소동의 전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노경목 정치부 기자
    [취재수첩] '세자녀 아빠 병역면제' 소동의 전말
    ‘세 자녀를 둔 아버지는 병역을 면제한다.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증여세 공제한도를 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상향한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에게 1인당 월 100만원씩 만 18세까지 지급해 총 2억원을 지원한다.’ 국민의힘에서 비공식적으로 흘러나온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다. 설익은 아이디어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면서 국민의힘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1인당 2억원의 현금을 지원하는 것의 적절성은 차치하고라도, 징병 대상인 20대 초반의 남성이 자녀를 세 명 갖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증여할 자산이 4억원 이상 있는 중산층 이상에만 해당되는 세제혜택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국민의힘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논의했다는 것 자체는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에 여당에선 성일종 당시 정책위원회 의장 주재로 두 차례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각 부처에서 파견 나온 국장급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성 전 의장은 “기탄없이 의견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당 정책위는 공무원들이 낸 정책 아이디어를 그대로 모아 대통령실까지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당연히 검증 절차는 생략됐다.

    결국 ‘윤 대통령의 지시에 당이 이만큼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제스처에 불과했다. 문제는 21일 저녁부터 관련 내용이 각종 매체 보도를 통해 외부로 흘러나왔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지시는 13일 만에 ‘여론의 뭇매’라는 부메랑으로 여당에 돌아왔다.

    소수의 관련자만 알았을 내용이 유출된 배경에 대해서도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정책위 의장의 임기를 가능한 한 단축하려는 내부자가 의도를 갖고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해당 내용이 처음 보도된 다음날인 22일 신임 정책위 의장 내정이 전격 발표됐다. 원내대표 선출을 보름 정도 앞두고 서둘러 정책위 의장을 바꾸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여권 안팎에서 나왔다.

    여당에서 흘러나온 설익은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는 올해 들어 지지율 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어려움만 더했다. 국민 여론보다 윤 대통령, 한 사람만을 의식해 가볍게 당이 움직인 결과다.

    ADVERTISEMENT

    1. 1

      [취재수첩] 코로나 때도 '외유성 출장' 나간 한전 임원

      한국전력에서 최근 임원으로 퇴직한 A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에 ‘해외지사와 법인업무 추진현황 점검’ 목적으로 출장을 갔다. 하지...

    2. 2

      [취재수첩] 섣부른 정부의 '中 반도체 공장 낙관론'

      “보조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첨단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5% 이상 못 늘린다”는 미국 상무부의 지난 21일 발표에 한국 정부는 적극 대응했다. 장·차관급 관료들은 22...

    3. 3

      [취재수첩] 총리의 말 한마디로 시작된 숨은 규제 깨기

      부산에 있는 중소기업 마이텍은 열교환기 국산화에 성공해 영국과 스위스 등에 수출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마다가스카르 광산 개발, 프랑스 핵융합 발전 프로젝트에도 선이 닿을 정도로 활발한 해외 활동을 벌였다.문제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