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째 뽑히고 짓밟히고 훼손 심각…동강할미꽃 수난 멸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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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 귤암리 군락지, 매년 이맘때 주중에도 수백명 탐방객 발길
주민단체 제지하면 "네가 뭔데" 험한 대꾸…단속 현수막 무용지물
지난 16일 낮 동강할미꽃을 보러 온 탐방객과 함께 강원 정선군 귤암리의 동강 변 암벽인 일명 뼝대를 찾은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전회장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암벽 틈을 뚫고 눈부신 보라색 꽃망울을 앞다퉈 터트렸던 동강할미꽃이 뿌리 뽑힌 채 말라 죽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 발길에 밟히거나 꽃봉오리가 잘려진 꽃들도 여기저기 있었다.
서 회장은 "자기만의 사진을 위해 사진 촬영 후 꽃을 훼손하거나, 뿌리째 캐서 집으로 가져가는 등 이런 동강할미꽃의 수난은 벌써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이런 훼손 계속된다면 멸종할 것"
1997년 발견된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고, 정선군 귤암리 뼝대는 대표적인 군락지 중 한 곳이다.
이처럼 희귀한 동강할미꽃은 화사하고 아름다워 개화기면 탐방객 발길이 군락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이달 중순부터 동강 변 뼝대 일대는 주중에도 수백명의 탐방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늘어나는 탐방객 발길에 비례해 동강할미꽃의 훼손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 회장은 "2009년 모 기관의 조사에서 뼝대 일대에서만 800개체 이상이 확인됐지만, 2021년 뼝대 일대는 물론 상·하류까지 귤암리 전역을 직접 조사한 결과 180개체만 남았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동강할미꽃은 멸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주민단체 봉사활동으로는 보호 한계
귤암리 주민은 동강할미꽃을 지키려고 2005년 동강할미꽃보존회를 만들었지만, 주민단체의 봉사활동으로는 일부 탐방객의 무차별 발길로부터 동강할미꽃을 지킬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서 회장은 27일 "암벽에 오르면 안 된다고 하면 '네가 뭔데' 등의 험악한 말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단속도 하지 않는 기관의 단속 알림 현수막은 주변 환경만 해칠 뿐"이라고 한탄했다.
/연합뉴스
주민단체 제지하면 "네가 뭔데" 험한 대꾸…단속 현수막 무용지물

암벽 틈을 뚫고 눈부신 보라색 꽃망울을 앞다퉈 터트렸던 동강할미꽃이 뿌리 뽑힌 채 말라 죽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 발길에 밟히거나 꽃봉오리가 잘려진 꽃들도 여기저기 있었다.
서 회장은 "자기만의 사진을 위해 사진 촬영 후 꽃을 훼손하거나, 뿌리째 캐서 집으로 가져가는 등 이런 동강할미꽃의 수난은 벌써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발견된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고, 정선군 귤암리 뼝대는 대표적인 군락지 중 한 곳이다.
이처럼 희귀한 동강할미꽃은 화사하고 아름다워 개화기면 탐방객 발길이 군락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이달 중순부터 동강 변 뼝대 일대는 주중에도 수백명의 탐방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늘어나는 탐방객 발길에 비례해 동강할미꽃의 훼손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 회장은 "2009년 모 기관의 조사에서 뼝대 일대에서만 800개체 이상이 확인됐지만, 2021년 뼝대 일대는 물론 상·하류까지 귤암리 전역을 직접 조사한 결과 180개체만 남았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동강할미꽃은 멸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귤암리 주민은 동강할미꽃을 지키려고 2005년 동강할미꽃보존회를 만들었지만, 주민단체의 봉사활동으로는 일부 탐방객의 무차별 발길로부터 동강할미꽃을 지킬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서 회장은 27일 "암벽에 오르면 안 된다고 하면 '네가 뭔데' 등의 험악한 말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단속도 하지 않는 기관의 단속 알림 현수막은 주변 환경만 해칠 뿐"이라고 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