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회의록…주은선 위원 주장 2033년엔 퇴직 후 소득단절기간 5년…"고용·은퇴제도 조정 필요" "가입연령 조정하면 소득대체율 등 개인 편익 증가"
국민연금 개혁의 일환으로 수급개시 연령을 늦추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제도 개선안을 모색하는 정부 내 위원회에서 고령자 지원체계의 획기적인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령자 고용의 양, 질, 제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고 그 결과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한 뒤 수급개시 연령을 더 늦출지 결정하자는 제안이다.
26일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8차회의 자료를 보면 이 위원회는 지난 17일 회의에서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 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현재는 만 59세까지 의무 가입해 만 63세에 수급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수급 개시 연령은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살씩 늦춰지게 설계돼 있다.
이런 수급개시 연령을 추가로 더 늦추면 국민연금 재정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고령자 노동의 질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프랑스에서도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퇴직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내용 등이 담긴 연금 개혁안을 추진해 반발이 거세다.
회의에서 주은선 위원(경기대 사회복지학 교수)은 "수급개시 연령 조정을 단순히 연금재정을 확충하는 방안으로만 보는 것은 사안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것"이라며 "고령노동 및 은퇴에 관한 과감한 제도 개혁과 연계해 패키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은 "2033년에는 정년 후 연금을 수급하는 소득단절 기간이 5년에 달하게 되지만, 정년제, 재고용제도, 연령통합적 작업장 환경조성 등 고령자 경제활동 활성화에 필요한 여건은 미비하다"며 "예정된 수급개시 연령 조정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고령자 고용 및 은퇴제도의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에 따르면 2013년 정년의무화법이 발표됐지만 정년제 적용 사업장의 비율은 20% 수준으로 낮다.
중고령자 고용률은 다른 주요국보다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55~64세 고용률은 평균 18.5%포인트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한국의 해당 연령대 고용률 증가폭은 9.0%포인트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1년 34.9%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평균 15.0%보다 2배 이상 수준이지만, 고용의 질은 낮은 편이다.
국민연금공단의 2021년 보고서 '고령노동과 노후소득보장 수준이 빈곤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안서연 외)에 따르면 한국 55~64세 5명 중 2명(40%)이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비율은 OECD 평균인 10%보다 4배나 높다.
한국의 노인빈곤율 역시 2020년 38.97%로 OECD 평균 13.5%(2019년 기준)보다 2.9배 높다.
주 위원은 "2033년까지 1차 (수급개시 연령) 조정과 이후의 추가 조정 여부를 결정하고 추진하기 위한 정책기획-집행-평가기구가 필요하다"며 "1차 조정이 이뤄지는 동안 고령자의 일, 노동시간, 작업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결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해 수급개시 연령 추가조정 내용과 방식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성혜영 위원(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입연령 상한을 늦추는 방한과 관련해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 및 고용률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이들의 소득수준도 점차 나아지는 경향이 확인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며 "수급연령 조정에 따라 임의계속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입연령 상한 조정에 따라 가입기간이 증가하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연금액 면에서 개인 편익이 증가한다"며 "가입연령이 법정 정년과 연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해외 사례 등을 고려할 법정 정년과 무관하게 먼저 조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밝혔다.
성 위원은 "세부적인 조정안은 연령별 고용 여건과 전망, 현 수급개시 연령 조정 스케줄을 고려해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고령자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재정계산위원회는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종합 운영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위원회로, 가입자 단체와 전문가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와 정부 위원 등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연금개혁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한 뒤 보고서를 작성해 7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거제 교제 폭력 사망사건'의 유족이 가해자의 '반성문 감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지난달 27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형사재판에서 교제 폭력 피해자의 절차 권리 강화 및 상해치사죄 전면 개선 촉구에 관한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앞서 '거제 교제 폭력 사망사건'으로 언급되는 피해자 이효정 씨의 어머니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피멍이 들게 폭행당했던 딸아이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하지만) 가해자와 달리 재판에서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또 "저희는 판사님에게 법정에서 피해자 유가족으로서 겪고 있는 고통을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판사님은 이미 탄원서가 많이 제출됐으니 그것으로 갈음하겠다며 거절했다"며 "가해자가 보장받는 발언의 기회의 10분의 1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분노스럽다"고 현재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A씨는 그러면서 "판사에게 잘못을 빌면 감형해주는 반성문 감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A씨는 "가해자는 딸아이가 죽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저와 아이 아빠에게 잘못을 빈 적이 없고, 오직 판사에게만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며 "가해자가 쓴 반성문의 필체는 가해자 필체도 아니었고 심지어 반성문끼리도 필체가 서로 완전히 달랐다"고 적었다.그러면서 "죽은 제 딸아이와 저와 아이 아빠보다 자기 가족들에게 더 미안하다는 태도에 치가 떨렸다"며 "더 참담하고 이해가 안 되는 점은, 1심에서 판사가 이런 반성문을 읽
20대 여성에게 140만원을 빌려준 후 1000만원 넘게 돌려받고, 성매매까지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세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판사 윤정)은 2일 이자제한법 및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 B(26·여)씨에게 150만원을 빌려준 후 같은해 10월 2일부터 이듬해 2월19일까지 원리금 명목으로 총 1057만원을 받아 연 1354%의 이자를 수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한 2022년 2월10일부터 같은달 15일까지 B씨에게 추가 이자 명목의 금원을 요구하면서 협박하고 성매매를 통해 변제자금을 마련할 것을 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자제한법상 무등록 대부업자는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A씨는 150만원을 빌려주고 300만원을 받는 방식으로 2021년 11월1일 B씨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변제받고도 채권추심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갚을 돈이 4000만원인데 성매매하면 2000만원으로 탕감해주겠다"거나 "성매매 아르바이트를 하면 하루 100만원을 벌 수 있으니 12시간 동안 일하면 된다"고 강요한 혐의다. A씨는 B씨가 근무하는 애견샵에 찾아가 '돈 대신 강아지를 데려가겠다'고 협박하는 메시지도 반복해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조공문서 행사죄 등으로 인한 누범기간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일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 앞으로 903만원을 형사공탁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음악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강렬한 비트와 거친 사운드로 심장을 뛰게 하는가 하면, 귀에 꽂히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곡의 흐름을 이끌며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도 있다.그 가운데 섬세하게 구현된 선율을 느껴보고, 목소리가 전하는 감동에 오롯이 빠져들게 하며 '귀 기울여 듣는 즐거움'의 가치를 묵묵하게 지켜내고 있는 1996년생의 젊은 작곡가가 있다. 가수 아이유, 정승환, 규현, NCT 도영, 도경수까지 K팝 보컬리스트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서동환의 이야기다.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서동환은 지난해를 "성장한 해"라고 돌아봤다. 그가 작·편곡한 아이유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은 공개 한 시간 만에 멜론 차트 1위에 올랐고, NCT 도영의 첫 솔로 앨범 수록곡 '새봄의 노래'와 싱글 '시리도록 눈부신'은 아티스트에게 맞춤형 옷을 입힌 것 같다는 호평을 얻었다. 규현과도 처음 호흡했으며, 이무진의 '청혼하지 않을 이유를 못 찾았어'는 차트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서동환은 "작년에 나온 곡들이라 사실 재작년 말부터 바빴다. 감사하게도 전부 작곡가들이 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들이다. 너무 좋은 기회였다"면서도 "작곡가로서 가수에게 잘 맞는 곡을 주고 싶고, 대중들도 좋아해 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마치 하나의 산을 넘듯 내겐 챌린지와 같은 작업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값어치가 있고, 보람차고 좋았다"고 털어놨다.'가장 큰 사건'으로 꼽히는 건 단연 아이유와의 협업일 테다. 서동환은 '러브 윈스 올' 작업을 회상하며 "재작년 여름쯤부터 시작했다.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