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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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열리면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주요 기업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인터배터리 전시에 4만 명 운집

활짝 열린 전기차 시대…배터리 '혁신 경쟁'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 배터리 시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전시엔 글로벌 배터리 소재·장비·부품 업체까지 총 477곳이 참가했다. 역대 최대 참가 규모다. 모처럼의 대형 전시로 이날 행사장은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 등 약 4만 명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제품,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등을 전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한국 오창공장과 중국 난징공장에서 제조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용 LFP 배터리까지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기업인 쿠루가 사업화를 준비 중인 BSS는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팩을 교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SDI가 전시한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보기 위한 관람객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제품이다. 행사 참석자들은 회사 측에 양산 가능성과 기술 장벽 등에 관한 질문을 쏟아냈다. 삼성SDI는 수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상반기 내 완공하고 2027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SDI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노린 신규 ESS 모듈도 소개했다. 직분사 시스템과 수랭식 냉각 시스템이 적용돼 기존 배터리보다 상품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SK온은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개선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LFP는 저온(영하 20~0도) 주행거리가 상온보다 50~70% 낮아지는 단점이 있는데, SK온이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29년 양산 목표인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 제품도 소개했다. 이 회사는 각형 삼원계 배터리 모형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파우치형만 제조했다. 각형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더 다양한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을 받을 전망이다.

○‘완성차 격돌’ 서울모빌리티쇼 관심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자동차 전시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도 오는 31일부터 열흘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12개 완성차 브랜드를 포함해 10개국 160여 개 기업과 자동차 관련 기관 등이 참가한다. 자동차 중심이었던 기존 전시회와 달리 이번엔 육·해·공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제품과 신기술이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서울모빌리티쇼를 자율주행,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융복합 전시회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1995년부터 사용한 서울모터쇼라는 간판을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로 바꿨다.

완성차 가운데선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르노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미니 등이 참가한다. KG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꾸는 쌍용자동차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EV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4년 만에 모빌리티쇼에 복귀한다. 국내 유일의 중형 전기 SUV이며, 그동안 전기차에 없던 오프로드 성능까지 적용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기아는 전기 대형 SUV EV9을 전시한다. 2021년 EV9의 콘셉트카가 부산모터쇼에 공개된 뒤 실제 차량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MW는 브랜드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차 iX5를 국내에서 처음 전시한다. 이 밖에 소형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뉴 iX, 플래그십 전기 세단 i7이 관람객을 맞이할 전망이다.

벤츠는 올초 출시한 대형 전기차 EQS SUV와 함께 국내에서 처음 준대형 전기차인 EQE SUV를 내놓는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알파모터는 픽업트럭 울프와 울프플러스를, 영국 자동차 브랜드 이네오스는 오프로드 차량 그레나디어를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테슬라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