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진입 직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한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미 전략자산에 두려움이 없다는 자신감을 과시하려고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7일차인 19일 미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연합 공중훈련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와 미 공군 F-16 전투기도 참가했다.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B-1B는 지난달 1일 이후 네 번째로 한반도를 찾았다. B-1B는 최고속도 마하 1.25(음속 1.25배)로 비행하고, 60t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이날 B-1B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일본 항공자위대와 미·일 연합 공중훈련을 한 뒤 오전 11시30분께 한반도 작전구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3국 항공전력이 함께 비행하는 훈련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한·미가 이번 훈련을 통해 굳건한 연합 방위태세와 ‘확장억제의 행동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B-1B의 한반도 전개는 FS 훈련차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과 직접적 관련은 없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B-1B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맞물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5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SRBM 한 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10여 분 동안 8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 종합해 보면 B-1B가 한반도에 진입하기 약 30분 전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B-1B를 미리 탐지하고, 반발성으로 미사일을 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한반도로 접근하는 B-1B를 탐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동해 쪽으로 발사를 강행했다”며 “미 전략자산 전개에 개의치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한 북한의 군사 도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