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쇼크에 환율도…"안전자산 선호에 또 킹달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크레디트 스위스(CS)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은행 시스템 우려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은행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은행시스템 위기로 눈치게임이 시작됐다며 안전 통화 랠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는 1,312원~1,322원으로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6일 원·달러 환율은 은행 유동성 위기 우려 속 달러 강세를 쫓아 전일 낙폭을 전부 되돌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크레디트 스위스가 예금 인출 사태 진정, 시장 신뢰 회복에 실패하면서 SVB에서 출발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화두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위스 중앙은행과 금융감독청이 유동성 백스톱(안전 장치)을 약속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면서도 "안전 통화인 달러, 엔화에 대한 수요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크레디트 스위스그룹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의 아마르 알쿠다이리 회장은 외신 인터뷰에서 "규제 때문에 CS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됐다"며 "향후 추가 자금 수요가 있어도 재정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고객 예치금이 빠져나가고 CS 부도 위기가 불거졌다.

민 연구원은 "역외를 중심으로 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장중 환율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급상 결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민 연구원은 "SVB 사태와 달리 당국의 조기 진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점은 극단적인 리스크 오프(risk off, 위험 경계) 분위기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으나 수출 네고, 증시 상승에 막혀 1,310원 중 후반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