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당국은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응하기 위해 기구를 신설하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4일 “공개된 CRMA 초안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산업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유럽 측과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꾸린 ‘유럽연합(EU) 통상현안대책단’을 통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책단은 산업부 통상차관보를 단장으로 기획재정부 환경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민간에서는 KOTRA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업종별 협회·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책단은 EU의 통상 정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 유럽이 CRMA뿐 아니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통상장벽을 높여가자 정부는 EU의 새로운 통상정책에 선제 대응해 주요 경쟁국 대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 성격으로 대책단을 세웠다. 대책단은 공급망과 지속가능성, 공정경쟁, CBAM 등 4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EU의 통상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신속하게 파악해 유럽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CRMA와 관련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유럽 측에 전달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해 11월 프랑스를 방문해 올리비에 베쉬트 통상장관을 면담하고 CRMA 등에 대해 논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지난해 12월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CRMA가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규범과 합치되고 우리 기업에 부당한 차별로 작용하지 않도록 EU와 입법 과정에서부터 선제 협의하고 대응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