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인수를 추진한다. 중국과 러시아 사업이 난항에 빠지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강화하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3일 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term sheet)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텀시트는 본계약에 앞서 부지, 건물, 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자산을 살펴볼 때 작성된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외국기업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1996년 현지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1998년 남부 첸나이에 제1공장을 설립했고 2008년엔 2공장을 세웠다. 현재 두 공장의 연산은 약 76만대다.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 수도 뉴델리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200km 떨어져 있으며,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첸나이에선 북서쪽으로 900km가량 떨어져 있다.

GM이 이곳에서 공장을 운영하다가 2017년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탈레가온 공장은 2020년 10월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중단 당시 탈레가온 공장의 연산은 약 13만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을 마무리 지으면 현대차는 인도에서 연간 최대 90만대까지 생산하게 된다.

그간 현대차는 중국과 러시아를 대체할만한 시장을 탐색해왔다. 중국에선 현지기업들에 밀려 몇 년 째 점유율 1% 안팎으로 부진한 데다, 러시아에선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장 중단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공장은 아예 카자흐스탄 자동차 기업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떠오르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지난해 내수판매 규모는 472만5000대로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10% 중후반의 시장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전년 대비 9.4% 증가한 55만2511대의 차량을 팔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