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원 고려대 신임총장 "사회 공헌하는 대학 만들 것"
"'강한 고대'를 만들려면 대학 본연의 책무인 사회 공헌 역량을 되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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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고려대 총장에 취임한 김동원(63) 신임 총장은 자신의 슬로건이 '강한 고대'라고 했다.

그는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김 총장은 "새로운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인재를 양성하라고 만든 게 대학"이라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대학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학운영 철학은 유학 생활을 한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오랜 전통인 '위스콘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다.

교육이 교실을 넘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관심이 커진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들었다.

김 총장은 "인류 역사상 인간이 기술 발전을 막으려고 노력한 적은 많았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기계는 결국 쓰는 사람의 실력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만큼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서도 좋은 방향으로 기술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동원 고려대 신임총장 "사회 공헌하는 대학 만들 것"
김 총장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쓰라린 경험을 했지만 새로운 가능성도 열었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여파로 대학 재정이 큰 타격을 받았으나, 비대면 교육의 활성화 등 미래 교육 환경을 모색할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등 전 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비대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차원의 '국제화'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총장은 우리 사회와 대학의 동시 현안인 학령 인구 감소 문제도 생각의 전환을 통한 대학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대책 가운데 하나인 대학의 평생교육기관화는 그의 오랜 지론이다.

그는 "이제 20대 학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종합대학 모델만으론 어렵다"며 "30대 이상 인구를 위한 생애주기별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1978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 총장은 학부를 졸업한 뒤 위스콘신 대학에서 노사관계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6년간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총무처장, 기획예산처장, 경영대학장 등 보직을 거쳤다.

한국 국제노동기구(ILO) 상임이사(2002년),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2007년),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2014년) 등 전공 분야를 살린 외부 활동도 활발했다.

김 총장은 자신의 학부생 시절에 대해 "방황하고 모색하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경영대학에 입학했지만 문과대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책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총장이기 이전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실수가 용인되는 게 학생만의 특권"이라며 "너무 빨리 만족하거나 주저앉지 말고 이것저것 다양한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