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야권 수장…집권 시기 자금 유용 의혹으로 소환
말레이시아 무히딘 전 총리 비리 혐의 수사 본격화
말레이시아 야권 수장인 무히딘 야신 전 총리가 비리 혐의로 체포될 위기에 놓였다.

9일 현지 매체 더스타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이날 무히딘 전 총리를 소환해 조사했다.

전날 자신이 골프를 치다가 체포됐다는 소문이 돌자 무히딘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체포설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다만 반부패위원회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반부패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무히딘 정권의 정부 기금 사용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무히딘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리를 지냈다.

위원회는 무히딘 전 총리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조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무히딘 전 총리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정부 기금 사용을 승인했다며 조사를 지시했다.

무히딘 전 총리 집권 시절 그가 소속된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 계좌에 특정 사업 수주에 대한 대가로 3억 링깃(876억원)이 입금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반부패위원회는 정당의 은행 계좌를 동결하고 당 간부 두 명을 기소하며 무히딘 전 총리를 압박했다.

더스타는 무히딘 전 총리가 수일 내로 체포돼 부패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는 반부패위원회 소식통의 전망을 전했다.

무히딘 전 총리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에 대한 조사는 정치적 보복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안와르 현 총리가 이끈 희망연대(PH)가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으나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무히딘 전 총리의 국민연합(PN)은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얻었다.

안와르와 무히딘이 서로 자신이 과반 의원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혼란이 일었다.

압둘라 국왕이 총리로 지명한 안와르의 PH는 국민전선(BN)·사라왁연합(GPS) 등과 통합정부를 구성했다.

무히딘 전 총리는 과반 의원 지지를 확보했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했고, 안와르 총리는 의회의 신임 투표를 자청해 통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