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날 서울 곳곳서 집회·회견…"성평등 후퇴 규탄"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와 시위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종로구 보신각 앞에 2천여명이 모여 '세계여성의날 전국노동자대회' 사전 행사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모성보호가 웬말, 여성노동권 보장하라', '#여성참정권 #서프러제트'(20세기 초 영미권에서 여성 참정권을 주장한 이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본대회가 열리는 대학로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하면서 "임금 격차 해소하라", "평등 고용 쟁취하자"라고 구호를 외쳤다.

행진 경로 중간에는 '여성만 돌봄', '젠더 폭력', '고용불안', '여성은 최저임금' 등이 적힌 현수막으로 만든 '차별의 벽'이 설치됐다.

참가자들은 환호와 함께 이 현수막을 가르고 지나가기도 했다.

일부 조합원은 청개구리 머리띠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 머리띠를 한 참가는 "현 정부에 청개구리처럼 반항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연 본대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정권 초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퇴행적인 국정운영은 사회를 갈라치고 수십년간 투쟁으로 만든 성평등을 한순간에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별 없는 임금과 폭력 없는 일터를 위해 여성노동자의 행진은 오늘로 멈추지 않는다"며 "여성노동자가 온전히 해방되는 날까지 후퇴 없는 전진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여성의날 서울 곳곳서 집회·회견…"성평등 후퇴 규탄"
앞서 이날 오전 진보당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장애인과 농민, 건설현장 여성 노동자의 권리 증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장애 유형별로 장애를 인지하고 여성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을 전문으로 진료할 병원이 필요하다"며 "농민기본법 제정으로 여성 농민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성평등한 농업정책을 실현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3·8 여성 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도 이날 오후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저임금은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 노동자가 겪는 구조적 문제"라며 "최저임금, 저임금 여성 노동자가 일어나 시급 400원 인상을 위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와 연대하겠다"고 외쳤다.

인권네트워크바람은 성명문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성별임금격차는 한국이 27년째 1위이며 여전히 돌봄노동은 여성이 전담하고 임신으로 해고당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며 "115년 전 미국 여성노동자가 그랬듯 우리는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도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공정의 가치를 아로새기며 약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겠다"며 "대한민국의 포용성을 높여나가기 위해 다방면으로 일조하겠다"고 논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