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우주인 구조 다룬 '도전' 예고편 공개…40분 분량 우주서 찍어
러, 우주정거장서 촬영한 영화 내달 개봉…"톰크루즈 계획 제쳐"
러시아가 미국을 제치고 우주에서 촬영한 첫 장편영화의 예고편을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전'(The Challenge)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심장병으로 의식을 잃은 우주비행사를 수술하기 위해 ISS로 파견되는 7명의 외과의사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러시아 유명 여배우 율리야 페레실드(38)가 여주인공인 심장 전문의 '제냐'를 연기했다.

제냐는 "우주는 여성을 위한 곳이 아니다"는 말까지 하는 주변 남성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분투한다.

전체 영화 중 35∼40분 가량을 차지하는 우주 공간에서의 촬영을 위해 2021년 10월 페레실드와 클림 시펜코(39) 감독이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ISS로 올라갔다.

우주 비행에 앞서 페레실드와 시펜코는 모스크바 인근의 '가가린 우주인 훈련 센터'에서 무중력상태에서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러, 우주정거장서 촬영한 영화 내달 개봉…"톰크루즈 계획 제쳐"
이들은 12일간 ISS에 머물며 촬영을 마친 뒤 지구로 귀환했다.

ISS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러시아 우주인 3명도 영화에 참여했으며, 촬영은 쉬펜코 감독이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러시아 국영 TV 방송사 '제1채널'이 11억1천500만 루블(약 195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이 영화는 내달 20일 개봉될 예정이다.

'도전'은 우주에서 본격적으로 촬영된 첫 영화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1984년 개봉한 소련의 공상과학 영화 '궤도로부터의 귀환'도 소련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에서 촬영된 일부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와 감독이 직접 우주공간으로 올라가 촬영에 참여한 것은 영화사상 최초라는 설명이다.

'도전'은 러시아에 앞서 우주 영화를 제작하려던 미국의 계획도 무색게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20년 5월 미국 배우 겸 영화제작자 톰 크루즈와 ISS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측이 우주 영화에 참여할 여배우를 찾는 광고를 내기 몇 달 전에 나온 발표였다.

러시아의 첫 우주 영화 촬영은 옛 소련 시절 미국과 경쟁하던 우주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러, 우주정거장서 촬영한 영화 내달 개봉…"톰크루즈 계획 제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