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당권주자 김기현 후보.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당권주자 김기현 후보.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린 현장에서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당권주자의 지지자들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특히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향해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의 견제구에 이목이 쏠렸다.

또 임기 종료를 앞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팬클럽을 방불케 하는 반응이 나온 한편, 일부 유튜버들과 당원들의 날 선 행동에 다른 당원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지지자들 신경전 속 사물놀이 장단에 춤추며 행사장 들어간 金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선 국민의힘의 제3차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인 12시경부터 지지자들과 당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 대회에 걸맞게 마치 파티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일찍이 자리를 잡은 안 후보와 황 후보의 지지자들은 B홀 출입구 앞 양옆으로 각각 길게 늘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각각 "당대표는 안철수", "황교안" 등 구호를 외치며 북과 꽹과리를 쳐댔다.

전날 두 사람이 함께 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처럼 두 후보 지지자들 간 기 싸움은 목격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끼리도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 화이팅!"하면서 인사하거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상대편 후보 지지자들에게 달려가 포옹하거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보여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과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과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다소 재밌는 신경전은 김 후보와 황 후보 지지자들 간 오갔다. 김 후보 지지자들과 황 후보 지지자들 간 위치가 다소 겹친 것. 김 후보 지지자들이 행사장 출입구를 두고 양옆으로 서 있었는데, 바로 그 뒤에 황 후보 지지자들이 깃발을 들고 다 함께 "당 대표는 황교안", "이재명 구속하라, 김기현 사퇴하라" 등 구호를 큰 소리로 외쳤다. 이에 김 후보 측 지지자 그룹 중 사물놀이패가 그 사이로 들어와 매섭게 북과 꽹과리 소리로 응수하며 황 후보 지지자들의 응원 소리가 잘 안 들리게끔 했다.

2시경 김 후보는 사물놀이 소리에 어깨춤을 선보이면서 흥겹게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하며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김 후보는 결선투표로 갈 것 같냐는 질문에 "글쎄. 모르죠. (뚜껑) 열어봐야지"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정진석·나경원에 사람들 우르르…팬클럽 방불케 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한편 이날 주인공이 아닌 두 사람에게도 큰 관심이 이어졌다. 임기 종료를 앞둔 정 비대위원장과 이날 전당대회에 후보로 참가할 뻔했던 나 전 의원이 등장하자 마치 팬클럽을 방불케 한 듯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지자들을 만나 반가우면서도 비대위원장 임기종료에 시원섭섭한 듯한 표정이었다. 연이어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정 비대위원장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지나가던 당원들은 발걸음을 멈춰서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서로 크게 웃으며 정 비대위원장에게 "고생하셨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나경원 전 의원의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나경원 전 의원의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또 1시 40분경 도착한 나 전 의원이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려 하자 지지자들이 달려와 그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대기 줄로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나 전 의원도 흔쾌히 이에 응하며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그는 옆에 서 있던 김 후보와 황 후보 지지자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일부 유튜버·당원들 과격 행위에 눈살 찌푸리기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 유튜버가 카메라를 매우 가깝게 들이대자 지지자들의 제지를 당하는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 유튜버가 카메라를 매우 가깝게 들이대자 지지자들의 제지를 당하는 모습.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대부분 흥겨웠던 분위기와 달리 이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당원 및 유튜버의 언행도 나왔다. 정 비대위원장이 지지자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중 황 후보 응원 깃발을 든 여성 지지자 한명이 다가와 정 비대위원장을 향해 "국회의원 배지 떼라! 부정선거 수사하지 않으면 민주당에게 또 뺏긴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쾌하게 "오늘 할 거다!"라고 받아쳤지만 이후에도 이 여성은 내내 주위를 맴돌며 정 비대위원장과 그의 지지자를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이 재차 "오늘 사퇴하신대요. 그만 하세요"라고 부드럽게 말했으나 이 여성은 물러가지 않았고, 결국 관계자의 설득 끝에 발길을 돌렸다.

또 라이브방송을 하고 있는 유튜버들이 카메라를 들이밀고 정 비대위원장에게 갑작스럽게 다가가 정 비대위원장과 지지자들이 당황한 일도 있었다. 자신을 제지하는 사람들에 해당 유튜버는 크게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유튜버는 이후 정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사람들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지 않자 다른 곳으로 향했다.

신현보/홍민성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