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폭 사례도 규명해 필요하면 수사로 전환
"내겐 지옥"…경찰학교 잇단 학폭 폭로에 대대적 진상조사
예비 경찰관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생 사이에 집단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이 과거에도 유사 피해사례가 있었는지 대대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경찰청 감찰 담당 한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조사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과거 중앙경찰학교에서 벌어진 유사 피해 사례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인지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과거 피해사례가 접수되면 수사를 통해 가해자 처벌에도 나설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접수된 피해 사례는 없는 상태지만 과거 중앙경찰학교 교육 중 괴롭힘을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되면 필요에 따라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사례인 만큼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근무 중인 현직 경찰관이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아직 경찰관으로 임용되기 전에 발생한 사례여서 경찰 내부 감찰에 의한 징계처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중앙경찰학교 교육생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312기 교육생이라고 밝히며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학교는 5일 해당 글을 올린 사람이 실제로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받는 교육생임을 확인한 뒤 해당 교육생을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과 분리 조치하고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나섰다.

목격자 진술을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들이 글을 올린 교육생의 목덜미에 인공 눈물을 뿌리는 등 괴롭힌 정황을 확인했고 이 같은 행위가 단순 장난이 아닌 괴롭힐 목적이었는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해당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현직 경찰관이라고 밝히며 중앙경찰학교 교육 시절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폭로 글이 이어졌다.

지난달 중앙경찰학교를 수료한 311기 교육생이라고 밝힌 커뮤니티 회원은 "여성과 여경에 대한 성희롱, 여성혐오 발언 등 저급한 수준의 말을 듣기 힘들었다"며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대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혼자 다니는 게 눈치 보여서 끼니를 거른 적도 많았고 항상 외박 복귀 날이 두려웠다. 내게 중경(중앙경찰학교)은 지옥이었다"고 토로했다.

현직 경찰관이라고 밝힌 또 다른 커뮤니티 회원도 "같은 소속 시·도경찰청에도 학교폭력 가해자가 한 명 있다"며 "지금이라도 (경찰에서) 잘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