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는 '선택과 집중'으로 슬림화…실질 연구 중심
中 당 중앙과기위 신설…시진핑, 핵심기술개발 직접 관할
중국이 당 중앙 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해 과학기술 분야를 시진핑 국가주석의 직접 관할 체제로 개편한다.

샤오제 국무원 비서장(국무위원)은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에서 국무원 기구개편 방안을 설명하면서 과학기술부 재편과 관련해 "당과 국가기구를 개혁해 과학기술사업에 대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앙과학기술위원회가 신설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앙과학기술위원회의 사무 기구는 과학기술부가 맡도록 한다고 샤오제는 밝혔다.

시 주석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학기술 자립·자강과 핵심 기술의 돌파구 마련을 강조해왔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고, 당 중앙 과기위를 설립한다는 것은 결국 시 주석이 과학기술 분야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집권 이전의 권력분점형 집단지도체제와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시 주석으로의 결정 권한 집중을 의미한다.

정부 조직인 국무원 산하 과학기술부는 슬림화해 당 중앙 과기위의 '수족'으로서 과학기술 연구와 관련한 본연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원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과학기술부 산하 농촌기술개발센터는 농업농촌부에, 중국생명기술발전센터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중국 21세기의제관리센터와 과학기술부 첨단기술연구발전센터는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에 각각 편입된다.

또 과학기술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와 관리 업무는 더이상 과기부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과기부는 국가과학기술 중대 프로젝트, 과학기술 성과의 산업화, '산(産)·학(學)·연(硏) 결합', 과학기술 혁신 관련 새 시스템 건설 구획, 과학기술 감독 평가 시스템 구축, 국제과학기구 협력, 과학인재 대오 건설 등을 맡는다.

중국 매체들은 과기부가 몸을 가볍게 해서 전장으로 나가는 형국이라고 묘사했다.

샤오제 비서장은 "과학기술 혁신은 우리나라 현대화 건설 전체 국면에서 핵심 지위를 차지한다"며 "국제 과학기술 경쟁과 외부 억제·탄압의 엄중한 정세에 직면해 반드시 과학기술 영도와 관리 시스템을 바로 잡아야 하고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산당의 감독·관리 강화를 의미하는 중앙 과기위 신설은 4일 개막한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핵심 화두인 '당강정약(당의 정부 지휘 권한은 강해지고 정부는 상대적으로 약화)' 기조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양회 개막전 당강정약의 또 다른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당 중앙내무위원회 신설과 중앙금융공작위원회의 부활이 실제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