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당 "보도 개입이다"…다카이치 "부정확하다"
아베 정권 '방송개입' 의혹 문서로 다카이치 사임 압박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 당시 '방송 개입' 의혹 문서가 공개되면서 주무 부처인 총무성의 수장이었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8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총무성은 전날 방송법의 '정치적 공평' 해석 변경과 관련해 야당 의원이 지난 2일 공개한 문서는 총무성의 행정문서가 맞는다고 인정했다.

문서에는 2차 아베 정권 때인 2014∼15년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 전체를 보고 판단한다'는 방송법상의 정치적 공평성에 대한 정부 해석에 "하나하나의 프로그램을 보고 전체를 판단한다"는 해석이 추가된 경위가 담겨 있다.

당시 이소자키 요스케 총리 보좌관이 일본 민영방송인 TBS 프로그램인 '선데이 모닝'을 정권 비판적이라고 인식해 해석 변경을 주장했고, 아베 총리도 "현재 프로그램에는 이상한 것이 있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이 문서에 기재돼 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두 총무성의 행정문서"라며 문서의 전문을 공개했다.

마쓰모토 총무상은 "(문서의) 일부에 대해서는 기재 내용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없는 것, 작성 경위가 판명되지 않은 것도 있다"면서 계속 문서의 내용을 정밀하게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전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경위에 대해 총무성이 국민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당시 총무상이었던 다카이치 담당상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다카이치 담당상은 2021년 9월 사실상 일본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후보로 나서 기시다 현 총리와 경쟁했다.

다카이치는 당시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직접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로 우익 성향이 강하다.

다카이치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아베 전 총리의 통화 내용이 문서에 기재된 것에 대해 "통화하지 않았다"며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즈미 준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아베 정치의 '부의 유산' 중에 하나"라며 "이것은 보도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즈미 위원장은 다카이치 담당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실상 사임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