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고향' 아르헨은 살인·마약과의 전쟁 중…"군 투입"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 살인과 마약 밀매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치안 수요 대응을 위해 전격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대국민 성명을 내 "로사리오에는 우리가 필요하다"며 연방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1천400명 규모의 병력을 산타페주 로사리오에 주둔시켜 각종 범죄 예방에 나서는 한편 육군 공병 부대를 투입해 빈민가 현대화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은 팬데믹 때뿐만 아니라 대형 화재 발생 시 보여줬던 모범적인 방식으로 시민을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며 "봉사 정신과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그들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곁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이 메시지는 로사리오에 대한 중앙정부 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파라나강 서부에 있는 로사리오는 인구 규모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코르도바에 이은 아르헨티나 제3의 도시인데, 최근 들어 마약 밀매와 관련한 범죄 활동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자치단체의 문제는 자치단체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다소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실제 아니발 페르난데스 보안 장관은 지난 달 12일 "해당 지역의 주요 사안인 만큼 (주 정부에서) 경찰과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그러나 로사리오에서의 폭력 사태는 끊이지 않았고, 정부를 향한 불만도 들끓었다.

지난 주엔 메시 장인이 운영하는 마트에 괴한들이 14발의 총격과 함께 '메시, 우리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브킨(파블로 파브킨 로사리오 시장)은 마약쟁이'라는 손 글씨를 남기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불안을 호소하는 여론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급기야 지난 5일 남의 집을 침입한 마약상 총격에 11살 소년이 무고하게 숨지면서 시민 분노는 폭발했다. 일부 주민들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6일에 살인 용의자 주거지와 마약 거래 추정 장소 등에 찾아가 불을 지르는 등 안팎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일간 라나시온과 텔람 통신은 보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연방군 증원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보안 장관이 8일 직접 로사리오를 찾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또 마약사범 식별을 위해 600대의 안면인식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한편 자금 세탁을 추적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