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경호/사진=매니지먼트 오름
배우 정경호/사진=매니지먼트 오름
"전도연 선배랑 함께해 행복했고, 흥에 겨웠습니다."

배우 정경호에게 tvN 주말드라마 '일타스캔들' 종영 소감을 묻자 한 말이다. "함께하는 사람들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는 정경호는 '일타스캔들' 역시 전도연의 존재가 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 작품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성적표를 받은 만큼 "큰 사랑을 받아 황송하다"면서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일타스캔들'은 1타 수학 강사 최치열과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 정경호는 2003년 KBS 공채 탤런트 20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는데, 그때 이미 전도연은 영화 '접속', '약속', '내 마음의 풍금'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 스타였다. 두 사람의 캐스팅 소식에 '일타스캔들'은 단숨에 화제를 모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된 후 두 사람의 탄탄한 연기가 캐릭터들의 개연성과 서사를 부여하며 초반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전도연 선배님과 안 맞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안 맞는 건 말이 안 돼요. 저 또한 연기하면서 굉장히 영광된 순간이 많았어요. 어릴 때부터 봐왔던 사람들과 멜로 연기를 하고, 한 카메라에 투 샷이 잡히는 게, 안 그런 척했지만 (유제원) 감독님께 가서 '성공한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성덕' 맞아요."

전도연의 강점으로는 '진짜 감정'을 꼽았다. 연기를 할 때, 전도연에서 남행선이 됐을 때 "거짓이 없었다"는 것. 정경호는 "저도 솔직히 마음에 안 와닿았던 표현을 해야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전도연) 선배님은 진실하게 했다"며 "그런 부분들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다 외워서 따로 안 들고 다닌다"며 "저는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쪽지로 써서 항상 갖고 다니는데, 암기력이 엄청 좋아서 놀라웠다"고 '전도연 예찬'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전도연과의 키스신을 언급하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후일담을 소개해 달라는 거듭된 요청에 "꿈속인가, 아닌가 하는 장면이었는데 저는 너무 진하게 한 거 같아 걱정이긴 했다"며 "키스신은 쑥스럽고, 액션신이랑 똑같이 한 번에 끝내는 게 좋은 거 같다"면서 간략하게 전했다.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촬영에 임하는 정경호는 "어떻게 현장 분위기가 나쁠 수 있지?"라고 되물을 정도로 현장을 유쾌하게 이끄는 분위기 메이커로 유명하다. 정경호의 '아재 개그'에 전도연도 '빵' 터졌다는 후문.

그러면서 본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조 원의 사나이', 대치동을 쥐락펴락하는 '1타 강사'임에도 당황하면 인어공주처럼 쓰러지는 '하찮미'(하찮은 매력)는 정경호의 연기를 통해 완성됐다. 촬영이 들어가기 전엔 직접 대치동 1타 수학 강사와 만나는가 하면, 학생들을 보며 칠판에 강의 내용을 적는 '판서' 연기를 하기 위해 3개월을 연습했다. 작품마다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면, 못 돌아가겠다"고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정경호의 노력이 '일타스캔들'에서도 드러난 것.

최치열, 그 자체의 모습으로 살았던 시간을 보낸 후 정경호는 "이제 예민하고, 섭식장애에 까칠한 캐릭터와는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