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최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전세가 점차 불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주변 러시아 육군에 포위된 상태다. 러시아군 공세의 주축을 맡아온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전날 “바흐무트 서쪽에 오직 한 개의 도로만 열려 있다”고 밝혔다.

NYT는 바흐무트 서쪽의 시골도로 주변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공방이 전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흐무트 서쪽 소도시 차시우야르와 남동쪽 이바니우스케 마을로 이어지는 두 개의 도로가 차단되면 바흐무트에 남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 수천 명의 보급이 끊기기 때문이다.

영국 군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은 이날 트위터로 공유한 일일 보고서에서 바흐무트와 차시우야르를 잇는 도로에 있는 다리를 포함해 주요 교량 두 개가 최근 폭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집중 공략한 것은 작년 7월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차지한다는 의미를 지녀서다.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 점령 지역인 도네츠크 남부 지역을 찾아 군 지휘소를 둘러본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 북부로 점령지를 넓히려면 길목에 해당하는 바흐무트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작년 2월 개전 후 교전이 치열한 최전선 지역을 러시아 지도부가 직접 찾은 건 드문 일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곳 전방 지휘소에서 현황 보고를 받은 뒤 장병들에게 메달을 주며 격려했다. 그는 장병들에게 “여러분은 제대로 싸우고 있고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앞으로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