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은행별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추가로 공시된다. 현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만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를 은행별로 비교 공시하고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세분화해 공시한다. 금융당국은 신규 플레이어 진입과 은행·비은행권 경쟁 촉진으로 5대 은행 과점체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중점 검토할 예정이다.

예대금리차·전세대출 금리도 비교 공시…"은행 경쟁 촉진"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어 은행권의 금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이 같은 공시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고 3일 발표했다.

국내 19개 은행은 매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의 상세 대출금리 정보 및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데 앞으로는 전세대출도 추가한다.

신규 취급액에 요구불예금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더한 개념인 잔액 기준 공시도 추가한다. 잔액이 은행의 수익성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라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작년 1월 1.80%포인트에서 올해 1월 1.63%포인트로 축소됐지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4%포인트에서 2.58%포인트로 확대됐다.

TF 실무작업반은 회의에서 은행·비은행권 간 경쟁 촉진 방안도 논의했다. 비은행권도 은행처럼 입출금 계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안건이 대표적이다. 가령 보험업계에 지급결제 업무를 열어주면 보험사가 은행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아껴 고객 보험료를 깎아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증권사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만 지급결제 업무를 할 수 있다. TF 검토안처럼 법인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하면 기업들이 조달, 투자, 결제 등 일련의 단계에서 증권사의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사에 종합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하자는 안도 TF 테이블에 올랐다. 지급결제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사가 늘어나면 수시입출 자금 유치를 위한 업권별 경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TF는 현재 은행이 주로 취급하는 보증부대출이나 정책금융상품 등을 2금융권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논의했다. 가령 주택금융공사 등 보증을 받아 취급하는 주택 관련 대출상품에 대해 은행별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제2금융권 몫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TF는 오는 8일 2차 회의를 열어 은행권 경쟁 촉진 과제별 구체적인 효과, 실효성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