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200여명 귀가…중태 6명 포함 57명 입원치료중
역장이 선로 조작 실수한 듯…교통장관 "사망자 추모" 즉각 사퇴
그리스 열차사고 사망 최소 43명…후진국형 참변 속 국가애도
그리스에서 발생한 열차 정면충돌 사고의 사망자가 43명 이상으로 늘었다.

그리스 전국이 애도에 들어간 가운데 당국은 후진국형 참변의 경위를 캐는 수사에 착수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구조당국이 1일(현지시간)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43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350명을 싣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가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했다.

사고 발생 지점은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380㎞ 정도 떨어진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이다.

다수 차량이 탈선해 찌그러지면서 한차례 폭발까지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당국은 신체가 심하게 훼손된 이들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시작했다.

그리스철도노동조합은 두 열차의 운전사 2명씩을 포함한 승무원 8명도 숨졌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카니발 축제가 끝난 직후여서 대학생 등 젊은 층이 대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57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6명은 중태다.

애초 입원자 가운데 15명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승객 200여명은 다치지 않거나 가벼운 상처를 입어 버스를 타고 테살로니키로 이동했다.

당국은 현장에서 생존자가 구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의 신원을 확인해 실종자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그리스 열차사고 사망 최소 43명…후진국형 참변 속 국가애도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은 사고 직후에 사임했다.

카라만리스 장관은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 존중하는 기본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에 맞지 않는 철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항변했다.

현재로서 사고 원인은 선로를 잘못 조작한 역장의 인간적 실수로 전해진다.

선로는 복선이었지만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같은 선로를 마주 보며 달리다가 충돌했다.

두 열차가 충돌하기 전 수 킬로미터를 한 궤도에서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선로 운영의 책임이 있는 열차의 직전 정차지인 라리사역의 역장을 체포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리스철도노조는 철도 운영에 대한 만성적인 관리 태만이 사고 원인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하루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직원 증원, 훈련 강화, 특히 현대적 안전기술 도입을 오랫동안 요구했지만 제안서는 항상 휴지통에 버려졌다"고 비판했다.

그리스 정부는 역대 최악의 참사라는 충격 속에 3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해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올리도록 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리스에서 발생한 기존 최악의 열차 사고는 1968년 남부 펠로폰네소스에서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