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한 성적표가 여러 대학 재학생의 것으로 홍보돼…업체 "실수"
선배들 수강 후기라더니…신입생 울리는 이상한 토익강좌 광고
대전지역 대학교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토익 강좌를 운영하는 업체가 홍보물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배의 실제 수강 후기'로 첨부된 토익 성적표 속 인물은 한 명인데, 대전 5개 대학의 강좌 홍보물에 복사돼 그 학교 재학생의 성적인 것처럼 속였다는 지적이다.

한남대 신입생 A(19) 씨는 최근 학교에서 나눠준 '토익 신입생 특별과정' 전단을 충남대 신입생인 친구가 받은 홍보물과 비교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020년 8월 응시해 905점을 받은 성적표가 한남대 홍보물에는 경영학과 한모 씨, 충남대 홍보물에는 응용화학공학과 정모 씨의 것으로 각각 기재됐기 때문이다.

응시자 사진, 시험 일자, 점수까지 같은 이 성적표는 배재대, 목원대, 한밭대 토익 홍보물에도 각 대학 선배의 '실제 수강 후기'로 적혀 신입생들에게 배포되고 있었다.

A씨는 "100% 대학 선배의 수강 후기라더니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묘하게 눈속임을 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하는 거라 학교를 믿고 등록을 하려 했는데 이건 문서 위조가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1일 지역 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전단은 대학과 위탁계약을 맺고 교내 토익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B 업체가 제작·배포한 것이다.

B 업체는 서울과 대전 등 전국에 센터를 둔 대학 토익 교육 위탁기관으로 2020년 이후부터 대전지역 주요 대학과 계약을 맺고 올해는 5개 지역 대학 신입생을 상대로 토익 강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대학교 측은 '홍보물 조작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 성적 향상 여부 등 강좌 평가·운영관리 등은 하지만 우리 대학 홍보물과 다른 대학 홍보물을 비교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남대 관계자는 "학교 홍보물에 있는 성적표가 한남대 재학생의 것인지 B 업체를 통해 알아보고 후속 조치 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밭대 관계자 역시 "올해 처음으로 이 업체와 계약을 맺고 신입생 토익 강좌를 위탁 운영하게 했는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상황 파악 후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B 업체 관계자는 "여러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다 보니 충남대 재학생의 성적을 다른 대학교 학생의 것으로 기재하는 실수를 했다"며 "관련 대학에도 사실을 알리고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