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입품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유럽 핵심기술 수출해서도 안돼" 강조
나토 수장, 中언급 "유럽서 벌어지는 일, 아시아서 발생할 수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오늘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이 내일은 아시아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북유럽 사회민주노동운동 협력위원회'(SAMAK) 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는 우리를 취약하게 만들었고, 우리는 중국이나 다른 권위주의 정권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며 "우리가 수입하는 상품과 원자재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선 안 되며, 우리에게 맞서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핵심 기술을 수출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또 "당연히 중국과는 지속해서 교역하고 경제적으로 관여해야 하지만, 경제적 이익이 우리의 안보 이익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더 많은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과 이란에 손을 뻗고 있고,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제공을 계획 중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매우 우려 중"이라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노르웨이 총리를 지내기도 한 그는 "냉전이 종식될 때 나를 포함한 이 자리의 많은 사람이 러시아와 더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며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협력과 대화에서 멀어지는 길을 택했고, 관련 약속도 잇달아 깼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단적인 사례로 최근 러시아가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들며 "우리는 이 전쟁의 끝이 러시아와 관계 정상화가 아닐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위험한 세상에서 방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물론 각국이 방위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9월로 임기가 끝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현안과 관련해서는 "가입 절차를 마무리 짓는 것은 나토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내달 9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리는 튀르키예와 핀란드·스웨덴 간 대화를 재개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작년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며, 현재 나토 30개국 가운데 튀르키예·헝가리만 최종 동의 절차인 각자 의회에서의 가입 비준안 의결을 하지 않은 상태다.

튀르키예의 경우 스웨덴에서 발생한 반(反)튀르키예 시위 등을 이유로 관련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최근 회담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